평생 다시 올까말까 한 45일간의 휴가가 어느새 3분의 2 가량 지났습니다.
남은 3분의 1에는 꼭 여행을 가야지, 라고 생각했고 내내 머릿속으로 그리스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스 관련 여행자료로 들어가면 어디나 신화와 관련된 유적부터 펼쳐지지만 전 그런 건 별로 관심이 없었구요, 바다와 하늘 그 두 가지만 생각했습니다.
처음으로 혼자서 떠날 해외여행에 대한 두려움도 그것이 바다와 하늘을 보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두렵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런데 이런, 우리의 그리스는 뜻밖에도 게으른 여행객을 쉽게 받아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항공권 예약이 너무나 어렵더군요. 물론 제가 너무 늦게 여행준비를 시작한 탓입니다.
가는 항공권은 예약이 되었으나 돌아오는 항공권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이탈리아를 선택했습니다.
여행사에서는 제가 머물러야 할 도시와 묵어야 할 호텔까지만 정해주고 처음부터 끝까지 저 혼자, 제가 알아서 돌아다니는 여행입니다.
스튜어디스 출신의 저희 언니는, 네가 여행을 많이 다녀본 것도 아니고 이탈리아는 영어도 안 통하는데 가뜩이나 영어도 못하는 네가 혼자서 간다구? 라며 정색을 하더군요.
네, 실은 저도 그게 두렵습니다.
차라리 베네치아에서 8일을 옴팡 다 묵어버리면 어떨까, 괜히 피렌체니 피사니 로마니 하는 곳으로 이동하느라 긴장하지 말고 내 환상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8일동안의 주민으로 살다 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행사에 항공권과 숙박 예약을 요청해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마 전 9월4일에 떠나게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여행사에서의 준비상황과 제 마음의 준비상황이 순조롭게 돌아간다면요.
누구 저처럼 혼자서 떠나는 두려움을 안고 있었던 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쩍 떠났다가 짠~하고 무사귀환한 경험이 있으신 분 - 혼자 떠나게 될 저에게 짜식, 그게 그렇게 겁낼 일이 아니야~ 하는 안심을 안겨주실 수 있을까요?
이탈리아 여행 경험이 있다면 더 좋겠군요.
이봐요 박혜림씨. 저랑 같이 가실래요? 라고 제안해주시면 아마 청혼을 받은 기분이 될 것 같구요.
떠나게 된다면 저는 아래와 같이 움직일 겁니다.
제 1일 인천 KL866 13:35 서울 출발
17:20 암스테르담 도착
19:40 암스테르담 출발/ 베니스 향발
21:25 베니스 도착 후 호텔로 이동
제 2일 베네치아 08:00 호텔 조식 후 베니스 전일 자유 관광
- 산 마르코 광장, 두칼레 궁, 탄식의 다리 등
제 3일 베네치아 피렌체
패스개시 07:00 호텔 조식 후 플로랜스 향발
08:28/11:18 베니스 출발 / 플로랜스 도착 후 반일 자유 관광
- 천국의 문, 시뇰리아 광장, 베키오 다! 리 등
제 4일 피렌체 피사 로마
패스사용 6:30 호텔 조식 후 피사로 이동
08:25/09:46 로마 출발 / 피사 도착 후 반일 자유 관광
패스사용 - 피사의 탑 등
15:40/19:48 피사 출발 / 플로랜스 도착하여 호텔 투숙
제 5일 로마
08:00 호텔 조식 후 전일 자유 관광
- 콜롯세움, 진실의 입,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해골사원, 바티칸 박물관 등
제 6일 로마
08:00 호텔 조식 후 시내 전일 자유 관광(또는 나폴리-폼페이-쏘렌토 교외 관광)
- 베네치아 광장, 나보나 광장, 바티칸 시국, 바티칸 박물관 등
- 나폴리-폼페이-쏘렌토 코치 관광시, 현지 추가 발생비는 $70-80
제 7일 로마
12:20 로마 출발/암스테르담 향발
KL865 15:05 암스테르담 도착
16:55 암스테르담 출발/ 서울 향발
제 8일 인천
11:15 서울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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