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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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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프랑스 여행기] Leaving On An Airpla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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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ing On An Airplane - 1999. 7. 2 -
국경을 넘고 때로 대륙을 넘어야 하는 여행자에게, 비행기에
의한 이동은 거의 불가피하다. [프렌치 키스]에서 멕 라이언이
오도방정을 떨며 벌이던 비행기 소동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장시간의 비행기 여행은 확실히 고통, 아니 고문에 가깝다. 기압
변화, 기류 이상에 따른 기체 진동, 끔찍한 기내식, 불편한 잠자
리, 옆자리의 수다쟁이 등등이 가져다 주는 오만 가지 피로와,
또 재앙에 대한 근원적 공포.. 그러나..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김붕구 옮김) 중에서 한 부분
"비행기도 하나의 기계임에 틀림없지만, 이것은 얼마나 기막힌
분석적인 연장인가! 이 연장이 우리로 하여금 땅의 참모습을 발
견케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길이란 게 여러 세기 동안 우리를
속여온 셈이다. 우리는 자기 백성들을 찾아 그들이 자기 통치에
만족하고 있는가를 알고자 하는 저 여왕을 닮았다. 신하들은 여
왕을 속이려고 길에다 근사한 장식을 하고 춤꾼을 사서 춤을 추
게 했다. 여왕은 신하들이 인도하는 좁은 길밖에는 자기 왕국의
아무 것도 보지 못했고, 넓은 시골에서 굶어 죽어 가는 사람들
이 자기를 저주하는 것도 전혀 알지 못했다.
이와 같이 우리는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걸어왔다. 길은 불모
의 땅이나 사막을 피해 인간의 욕망을 좇아 샘에서 샘으로 이어
지는 법이다. 길은 시골 사람들을 곡물 창고로부터 밀밭으로 이
끌고, 외양간 문간에서 채 잠이 안 깬 가축을 몰아 새벽빛 속의
개자리밭으로 보낸다. 길은 이 마을을 딴 마을과 연결시켜 준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서로 결혼하니까. 설령 그 길이 사막을 가로
지르는 모험을 한다 하더라도 그 길은 오아시스를 즐기기 위해
몇 번이고 우회를 하는 것이다.
이리하여 달콤한 거짓말과도 같이 숱한 꼬불꼬불한 길에 속
아, 우리는 여행 도중 관개가 잘된 땅이며 과수원이며 목장을
따라가며 우리 감옥의 모습을 오랫동안 미화해 왔던 것이다. 이
지구를 우리는 기름지고 부드러운 것으로 여겨왔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시력은 날카로워지고, 우리는 잔혹하리만큼 진
보를 거듭해 왔다. 비행기로 직선 거리를 배웠다. 이륙하자마자
우리는 가축들의 물통과 외양간으로 향하는 길이나, 이 도시에
서 저 도시로 꼬불꼬불 이어지는 길들을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굴종(屈從)에서 벗어나고 샘물에 대한 욕망에서 해방
되어, 우리는 머나먼 목표를 향하여 기수를 돌린다. 이때 비로소
우리는 직선 궤도의 높이로부터 본질적인 바탕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바위와 모래와 소금의 층인 바, 거기에는 생명이
가끔 폐허 구덩이에 낀 한줌의 이끼처럼 여기저기에 꽃을 피우
고 있다는 것을.
여기서 우리는 골짜기의 바탕을 이루는 문명, 때로는 기후의
혜택을 받은 공원처럼 기적적으로 꽃을 피우고 있는 문명을 조
사하면서 물리학자나 생물학자로 변신한다. 그래서 우리는 실험
기구인 양 비행기의 창을 통하여 인간을 관찰하면서, 우주적인
척도에서 인간을 판단하게 된다. 거기서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다시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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