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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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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채플힐 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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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 주에 두 개의 일을 처리하고 살았다면
서울에선 같은 기간에 스무 개의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효율이란 결국 자기한테 익숙한 시스템을 의미하는가 보다.
돌아온 지 한 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잠들기 전 채플힐 일대가 떠오르곤 한다.
금방 잊혀질 것이 두려워 지도를 그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살던 곳은 채플힐 북쪽 82 Magnoila 아파트였다.
주소는 436 Edisto Court, Chapel Hill, NC 27514였다.
아파트는 Saluda와 Edisto 두 개의 컴플렉스로 이루어져 있었고
오피스 앞에 작은 서클이 있었다. 그 서클 안쪽에
승민이가 다니던 Estes Hills 초등학교 스쿨버스가 들어왔고
서클 바깥쪽으로 채플힐 중심가와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일대까지
노선이 나 있는 T 루트 버스가 들어왔다.
외출을 하자면 서클 주변의 Westminster Street를 거쳐
Airport Road라는,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대로로 나가야만 했다.
에어포트 로드 직전에 우회전을 하면 Bank Street였는데
우리가 거래하던 Wachovia 지점이 있는 길이라 이름이 그랬나 보다.
그 위치엔 쇼핑몰이 조성되어 있었다.
많은 개봉작을 보았던 팀버라인 극장, Food Lion이라는 그로서리,
아침식사를 파는 델리, 우체국, 자주 가서 먹었던 한국인이 주인인 스시집,
내가 2월에 캠리를 운전하여 [Lost In Translation]을 보러 갔다가
그 앞에서 주차하다 남의 차를 박았던 문제의 Subway,
비주류 영화들을 상영하는 Chelsea 극장, 그 옆 커피숍 Cup A Joe..
이런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이 팀버라인 쇼핑몰이었다.
뱅크 스트릿 끝에서 만나는 도로는 Weaver Dairy였다.
2003년 12월 17일 이 낯선 동네에 처음 도착했을 때 엔터프라이즈에서
차 한 대를 렌트했었다. 당시 이런저런 살림살이를 사러,
또 지리를 익히기 위해 채플힐 일대를 누빌 적에
나와 남편에게 최초로, 가장 강렬하게 각인된 곳이 이 위버데어리 로드이다.
매그놀리아 아파트 정경과 더불어, 수풀속같이 어두컴컴한
성탄 직전의 위버데어리.. 이것이야말로 채플힐, 혹은 미국 생활 일 년의
잊을 수 없는 세팅으로 영원히 남을 대표적인 이미지일 것이다.
뱅크 스트릿에서 위버데어리를 만나 좌회전하면
제일 자주 갔던 대형 식료품점 해리스티터로 빠지는 길이 나오고
승민이 여름캠프에 필요한 건강검진서류를 만들기 위해
예약하고 딱 한번 갔던 가정의병원이 있다.
통틀어 열댓 번이 못 될 미국에서의 내 운전경험에서
그나마 몇 차례 시도해 보았던 이 위버데어리 로드,
그 우측으로 진행해 가면 Carol Woods라는 실버타운,
이른 아침 갖가지 베이글을 만들어 파는 Bagels On The Hill과
Barbecue Joint, 그리고 East Chapel Hill 고등학교가 나오고
Erwin과 Sage로를 통과하면서, 정들었던 서점 Borders를 만나게 된다.
대략 그 지점부터 숲길과 주택가를 벗어나
통근차량들로 상대적으로 붐비며 고속도로와 교차되는
15-501 도로에 접어들게 되며, 월마트와 반즈 앤 노블즈,
베스트바이 등 굵직굵직한 상점이 몰려있는 뉴호프쇼핑몰과,
아웃백, 밥 에반스 등의 비교적 큰 식당들을 거쳐 더램으로 넘어가게 된다.
대로변의 이면도로인 숲길 입구에 하디스와 웬디스가 마주보고 있었으며
그 옆, 일본인이 하는 식당 스시요시에도 몇 번 갔었다.
큰길로 더램에 접어든 다음부터는
해산물 레스토랑 Red Lobster, Spartacus라는 그리스 식당,
소파와 식탁 침대 등 가구 일체를 렌트했던 Cort Rental 정도를 제외하면
일주일에 한번 꼴로 가서 한국장을 볼 수 있었던 오리엔탈 수퍼마켓이
제일 친숙하며 몇몇 영화를 보았던 Wynnsong 극장과 CVS가 부근에 있었다.
그 다음부터는 주로 승민아빠 등교길이었고
어떻게 어떻게 데려다 주는 대로 가보면 벌써 듀크대학교 경내였다.
듀크대 안에서도 승민아빠가 공부하던
Terry Sanford Institute Of Public Policy 건물에 여러 번 갔었고
Sarah. P. Duke 정원과 그 정원에서 열리는 야외공연에도 몇 번 갔었다.
더램 시내에선 발리하이라는 이름의,
몽골리안(이라지만 막상 몽고인들은 이런 음식을 모른다고 주장하는)
철판볶음밥으로 인기가 높던 한국인이 운영하던 식당이 기억나고
Fish Mongers라는 해산물 식당에도 갔었다.
이상 채플힐 북쪽에서 더램까지의 지도였고
우리집에서 웨스트민스터 길을 따라 나와
에어포트 대로를 만나 이번엔 반대로 남쪽으로 가는 길이다.
이 길은 채플힐 중심가로 들어가는 길로서
한두 블럭 가면 좌측에 Orange Methodist Church,
오른쪽에 That Coffee Place 라는 에스프레소 커피숍이 보인다.
자주 가던 주유소가 그 근처에 있고
도로변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는 Homestead Park에선
가을 내내 승민이의 레인보우 싸커 연습이 있었다.
Homestead 도로로 빠져 한 20여분 달리면
아이스크림 농장인 Maple View Farm이 나오며
한편 튜터인 희중이네 집이 홈스테드 파크 뒤편에 있었다.
에어포트 대로를 따라 계속 채플힐 중심가로 다가가는 와중에
우측 Carrboro쪽으로 빠지면 승민아빠가 NC 운전면허를 딴
운전면허국이 나온다. 그쪽으로 빠지지 않고
에어포트 대로에서 계속 남향할 경우 좌측에 YMCA가 나오고
얼마 안 있어 Estes 도로로 좌회전하면 Guy Philips 중학교,
그 바로 옆에 승민이가 다닌 Estes Hills 초등학교가 나온다.
조금만 더 가면 Chapel Hill Public Library였고 더 내려가면 카리부 커피숍,
승민이가 여름캠프 다녔던 Chapel Hill Community Center이다.
대충 그 어름에 자주 가서 먹은 홍콩 부페,
맛있는 바베큐를 먹곤 했던 Red Hot And Blues,
Whole Foods 마켓, Stapels라는 대형문구점 등이 있었고
토요일마다 승민이가 경기를 했던 레인보우 구장,
NC Botanical Garden도 부근에 있었다.
채플힐 중심가인 Franklin Street은 T버스를 타고도 몇 번 나왔었다.
자주 갔던 UNC 도서관, 스타벅스가 기억날 것이며
6, 7월 두 달 꼬박 ESL 수업을 다닌 교회 건물이
UNC 천문대 건물 옆에 위치해 있다.
[Farenheight 911]을 보았던 Varsity 극장과
[Passion], [Coffee and Cigarettes]를 보았던 캐롤라이나 극장이
모두 이 거리에 있고 맛있는 이태리식 샌드위치와 수프를 팔던 Panera,
베트남 식당 Lime and Basil, 타이 말레이지아 식당 Penang,
우리 가족이 자주 머리 깎으러 갔던 Hair Cuttery가 이 거리에 있다.
고속도로로 빠져 I-40길로 더램 남쪽에 있는
그 일대에서 비교적 호화로운 백화점인 Southpoint Mall에
철따라 승민이 옷을 사러 몇 번 갔었고, 주도인 랄리에 가는 경우는
롯데창고라는 한국마트에 갈 때와 랄리더램공항에 갈 일이 있을 때였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 운전자에게 야단을 맞아가며 지도를 연구하였고
266, 270, 276, 283 등 주요 exit 넘버들을 자연히 기억하게 되었다.
랄리에서 유명하다는 Lily's Pizza에 가서
Dante's Inferno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가진 피자를 맛있게 먹었었고
스테이크집인 Angus Barn에 한번 갔었고
Carmax에서 중고차를 샀으며 NC 주립 자연과학 박물관에 갔으며
뉴욕행을 위해 랄리 암트랙 정류장을 이용했었다.
캐리에 있는 한국식당들도 몇 번 찾아갔었다.
채플힐, 더램, 랄리..
지도가 대충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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