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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주향

제 목

챔스8강전의 Sheva

박지성이 골을 넣어도 그냥 잘했네..
카카가 해트트릭을 했대도 시무룩한, 그런 월요일입니다.
셰바가 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에요.
다가오는 토요일 밀란더비와 다음주 대망의 바르셀로나전 앞두고
어제 키에보전에 결장했거든요.

세브첸코 선수..
최근 신경이 날카로운 모습을 경기장 안에서 자주 보았습니다.
잘못 건드리면 폭발할 것 같은 얼굴에.. 표정이 너무 어두워요.
감독과 안 좋다는 말은 이럴 때 꼭 들려오는 말.

구단과는 어떨까..
말이 씨가 된다고.. 누구도 가능하리라 생각지 않고 있는
(첼시든 어디든) 이적설이 혹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별별 상상을 하게 되는 가운데.. 얼마 전엔 경기 마치고 뛰어들어오면서
세브첸코 선수, 스탭 한 명을 노골적으로 발로 까는 충격적인 장면을 봤답니다.
어떤 놈이 셰바 화나게 했나 덩달아 열이 나다가도
냉철한 셰바도 알고보면 성질 드럽구나 싶어 또 어찌나 반갑던지.
스타급 공격수들이 대개 그러하겠지만 이 선수도 에고가 상당히 강하죠.

리옹과의 8강전 장면들입니다.
먼저 1차전 원정 경기때 모습

3:1로 승리하여 4강에 안착하게 된 2차전 홈 경기.

이날 경기력에 있어 전반적으로 리옹에 밀렸던 밀란은
1:1 스코어를 뒤집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떨어지나보다 할 무렵,
그러니까 87분대 이후 2골을 터뜨려 극적으로 승리를 이끌어 냈는데
경기력이 꼭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축구에서의 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함과 동시에
정말이지.. 어떤 팀을 또는 선수를 응원한다는 것이 얼마나
피말리는 일인지.. 또 경기 끝나는 순간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더이상 희망을 가지기 어려운 시점에서
새로운 희망을 생성시키는 자들이야말로 선수만큼이나
강한 멘탈리티를 가진 자들이고 진정한 서포터 될 자격이 있는 자들이고
믿기지 않는 역전 드라마의 기쁨을 함께 누릴 자격이 있는 자들일 겁니다.
저는 70분대가 넘어설 때부터 단념하고 딴 짓 했어요.
남은 시간과의 그 팽팽한 긴장을, 초조함을, 운명처럼 다가오는
좌절의 예감을 더는 견뎌내지 못하겠더라구요.
셰바는 마지막 두 골에 다 관여했습니다.
하나는 결정적 찬스를 만들었고 하나는 본인이 넣었습니다.
누구 말마따나 실력 이상의 뭔가가 있는 선수 같습니다.
눈이 삐었으니.. 라고 하면 오늘도 할 말 없습니다만.

요새 아주 세브첸코 선수 소식으로 도배를..
목도 아프고 낙이 없어서요..
잘 기억해 두셨다가 월드컵때 셰바, 일 내거든 아는 척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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