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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제 목

출장후 2008 에피소드 1

출장 후 -2008

일요일 하루 주어진 시간동안 불안없이, 아무 기대없이 옆 동네 쏘다니듯 돌아 다녔다. 아마 관광과 여행의 종말이라면 이런 느낌 아닐까? 모두 다 사람이고 건물일 뿐이라는. 여행자에겐 사망 선고일 것이고 현대인의 객수라는 희대의 상품은 실종된 아우라로 남겨질 지 모른다.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사진 몇 장.

암스테르담 공항

두오모 광장, 엠마누엘 2세 회랑.

회랑 복도.

거리 초상화가. ‘헤디 라마르는 없을까요? - 어깨를 으쓱.

시내 전경. 가운데 보이는 탑은 ‘스포르체스코 성’

2층 관광용 버스. 베를린의 유명한 100번 이층 버스가 생각났다. 1유로로 베를린 구석구석을 누비며 ‘김치’를 사러가야 했던..:) 이 이쁜 빨강 버스를 탄 게 아니라 매일 출근해야했던 내가 탔던 것은..

<미친듯이 붐비던 시내 통근 차량들. 공교롭게도 겹쳐진 유럽가구전 때문에 밀라노는 초만원 사태.
자가용 이용이 불가. 출근 때문에 아침에 타면서도 열딱지가.. ‘여기에서조차 러시아워를
당해야 한단 말인가..-_-’>

내가 타고 누빈 시내 외곽 트램.

밀라노 광장 현대 미술관, 신고전주의 조각가 카노바 전.

작품 ‘ Danzatrice'. 똑같은 포즈로 사진 찍으려다 전시 안내인으로부터 쫓겨날 뻔.. ;;;

<무의미한 시내 전경>

<시간이 남아 동료와 방문했던 유럽 가구디자인 전시회. 세계 최대 규모답게 온갖 연찬이 난무.
회사 관계자 한 명이 매우 비싼 티켓을 아무 상관도 없는 우리에게도 관계자용으로 무상 증정하여 일주일간 가끔씩 들러 실컷 구경함. 전시관 중 ‘두바이 왕족’을 위한 펜트하우스관에서 얼빠짐. 대부분 촬영 금지>

폼페이 귀족의 방을 재현한 작품들

- 마릴린 먼로를 숭앙하는 어떤 사업가의 판타지 방이래나 뭐래나..

황동규님 고흐의 의자를 두고, ‘동물처럼 웃고 있다' 고 했었다. 모든 의자를 볼때마다 가슴 울렁이게 만든 소회의 한 줄. 야릇한 의자가 사방에... 컨셉을 물어보니 ‘ 망사 스타킹의 누드성’이라던..-_-

<스포르체스코성의 모습들,
한니발 렉터 박사의 외조모 가문이 스포르챠라던 누군가의 말이 떠오름. 외조모 혈통중에는 ‘비스콘티’도 섞여 있다며 만화적 유래에 흥분하던 그 사람은 지금쯤 어디메서 뭘 하는지..>

<이태리 지사 근무자인 미국인이 선물한 ‘그라빠’ 초콜릿. 무려 17퍼센트나 그라빠 알콜 함유. 초콜릿을 가장한 폭탄주였다. 한 개 집어먹은 후 그날은 아무것도..>

<체류 마지막 날, 현지인의 강력한 권유로 밀라노 제일이라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밤 10시에 다녀와야 했다.비와 우레가 치던 오밤중에 자동차로 끌려나가 무려 20분을 달려 도착해 보니
그 스산한 유럽의 날씨에도 가게 앞 두 줄로 늘어선 인파가 콘 하나를 사먹겠다고 줄지어있었음.>

말펜자 Malpenza 공항에서 만난 터키-아랍계 아이들. 너무나 맛나게 햄버거를 먹던 모습.
이제 눈 동그란 아이들을 보면 이런 아이들이 생각난다.

‘나의’ 에릭 바나. 혹은

포즈를 취한 모습들보다는...

주로 이런 모양이나

이렇게 씨익 하는 얼굴만 떠올랐다. 내내..

행복한 여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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