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노트
- 영화로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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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한여름밤의 재즈(1959)]



1958년 로드아일랜드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의
인상적인 순간을 담은 버트 스턴 감독의 음악 다큐 영화
온라인 콘텐츠로 전환되어 들어오길 기다리다가
이러다 여름 다 가지 싶어 코엑스 메가박스에 가서 보고 왔다
원제가 Jazz On A Summer’s Day이고
실제 영화에서 다룬 장면이 낮공연 밤공연 반반 정도니
나라면 번역을 [어느 여름날의 재즈]라 했을 것이다
낮을 왜 무시하는지 참..
이 해 뉴포트 무대엔 마일즈 데이비스나 존 콜트레인도
있었다는데 이 다큐에서 그들은 빠져 있다
그렇다 해도 충분히 환상적인 라인업이지만..
상징적인 재즈혁신가들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일까
촬영이나 편집 등 기술적 문제로 인한 선택과 배제였을지도..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 또한 60년대를 코앞에 둔 미국치고는
너무나 안전하고 평화로운 낙원 그 자체이다
객석엔 흑백 갈등도 없어 보이고
일부러 셀럽들을 캐스팅하지도 않았을 텐데
관객 차림새들이 어찌나 힙하고 세련되었는지
모델 저리가라 개성이 넘치는 패션에 눈이 즐겁고
종종 요트대회가 열리는 시원한 해안 풍경이 펼쳐져
화면상의 뜨거운 축제 열기를 식혀준다
어쩌면 20세기 중반의 미국과 재즈를 어쭙잖게
사회사적으로 바라보는 습성이 정작 음악을 즐기고
음악씬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해 그 장소의 특별한 공기를
흠뻑 느끼게 된다 그 특별한 공기 안에 살짝
헤로인 성분이 느껴지는 것은 이 시간여행의 상상적 매력인 듯
유튜브에 영화 전체와 부분 클립들이 오래전부터
올라와 있어 인상적인 장면들의 복기가 가능하다

먼저 아니타 오데이의 무대

몇 년 전 황덕호의 재즈수첩을 통해
내가 이 다큐 영화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계기로서
자주 봐 왔던 영상인데 여기서 하루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하 아니타 오데이와 이 무대에 대한 하루키 요약
하루키에 따르면 아니타 오데이의 탁월한 점은
그녀가 부르는 대부분의 곡이 결과적으로
‘재즈가 된다’는 데에 있으며  
다른 백인 여성 가수들이 으레 분위기에 몸을 맡기고는,
‘그다음은 애매모호’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녀에겐 그런 구석이 전혀 없다 좋든 나쁘든.
그녀는 단호하게 ‘이건 이쪽, 저건 저쪽’이라고 구분한다
너무 단호해서 음악의 물기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 부분에서 사람들의 선호도가 갈린다는 것.
아니타의 직설적인 올곧음은 자신을 감동시키는데 그 예가 바로
이 영화에서 그녀가 부른 스위트 조지아 브라운이라고 한다
“그 장면에는, 그녀가 재즈 보컬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낮의 야외 콘서트 무대에서 어수선한 청중의 관심을 서서히 자신의 음악 속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이 리얼하게 기록되어 있다. 긴박감을 품은 그녀의 올곧은 노래는 여기에서 하나의 절정을 맞는다. 어쩌면 그 높이에는 한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개인적이며 인간미가 넘치는 높이다. 그 장면 하나로 애니타는 재즈계에서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하루키, <포트레이트 인 재즈> 중에서


제리 멀리건 콰르텟(with 아트 파머 트럼펫)



치코 해밀턴 퀸텟(with 에릭 돌피 플룻)

피아노가 없고 플룻과 첼로가 들어간
생소한 편성인데 생생한 무대 현장을 보니
충격과 감동이 밀려온다
앙상블보다 솔로 뮤지션 클로즈업에 치중하는
이 영화의 카메라가 아쉽기도 하지만
이런 연주 모습은 비상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끝으로
이 영화가 절묘하게 포착한 시적인 순간,
치코 해밀턴 퀸텟의 첼로 연주자가
바흐 무반주 첼로를 연습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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