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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Pea Eye & trashc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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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축구장 구경 (2002/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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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생애에 이런 날이 올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축구를 보기 위해 휴가를 냈습니다.
오전에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갔습니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 경기장 역에서 내리면 코 앞에 보이기는 하는데, 워낙 커서 입구(?)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했습니다. 혹시 반대방향으로 걸었으면 좀 가까왔을지도. 대충 원형이니까요. ^^
원래는 사진전만 보려고 했는데 그냥 200원 내고 관람석에도 올라가 보았습니다. 웅장하고 아름답더군요. 축구 전용 구장이란 게 바로 이런 거로구나 싶고, 상암은 어디에 앉더라도 경기장 구석구석이 잘 보인다는 어느 분 말씀이 실감났습니다. 보석같은 녹색의 잔디 위에는 스프링클러가 돌아가고,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많이 왔더군요. 이런 경기장을 놀리고 있다는 건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서울 연고팀 창단하라!)
그리고 나서 부천으로 이동했는데, 이 때부터 저희의 삽질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여간 온갖 경우의 수 가운데서도 최악의 경우만 골라 밟은 끝에 오후 3시가 다 되어서야 부천 중앙 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바로 옆이 부천 종합 운동장이었어요. 도서관 + 운동장 + 공원을 지척에 둔 그 동네 주민들을 부러워했다는... 도서관과 운동장 사잇길도 예뻤습니다.
이제 삽질이 끝났나 했으나 결국 또 한 건 했습니다. 중앙매표소에서 표 사고 나서 시계방향으로 갔으면 금방인 것을 반시계 방향으로 가는 바람에 한참을 더 걸었지요.
부천 종합 운동장은 아침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보고 온 사람 눈에는 아름다와 보이지 않았고 ^^; 육상 트랙 때문에 관객석과 몇십 미터 떨어진 잔디는 축구 팬들이 왜 그렇게 전용 구장 노래를 부르는지 온 몸으로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반드시 가져가야 할 물건은 모자와 방석이더군요. 야간 조명이 워낙 밝아서 모자가 아주 유용했습니다. 차갑고 딱딱한 의자가 질색인 저희에겐 방석도 필수. 한가지 예상 못 했던 건 모기떼의 습격이었습니다.
감독 벤치 바로 뒤쪽에 앉고 싶었지만 VIP석이라 못 앉고, 그 맞은 편, 사이드라인 정가운데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소 뒷걸음 치다가 쥐잡는 격으로, 선수들이 우리들 바로 발 밑으로 입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우하하!
솔직히 저희의 주된 목적은 어웨이 경기하러 오는 전북 팀의 주장 최진철 선수를 직접 보겠다는 거였습니다 *^^*. 사진을 찍기는 했는데 카메라가 안 좋아서 영... 좋은 카메라와 망원경도 휴대할 만한 물건이네요.
직접 경기장에서 보는 것은 확실히 더 재미있고 집중하기도 쉬웠습니다. 전용 구장이 아닌데도 선수들 번호가 또렷이 보이더군요. 웃기는 것은, 최진철 때문에 전북을 응원하다보니 전북의 어느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했는지는 조금씩 기억이 나는데 부천 쪽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전북은 에드밀손이 한 골 넣었는데, 이용발 골키퍼 앞에서의 절대적인 위기에서 어느덧 공이 옮겨가 에드밀손이 골을 터뜨리기까지의 몇십초는 이날 경기 통틀어 가장 재미있고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경기는 전북이 1:2로 졌습니다. 막판에 전북은 호제리오와 서혁수에게만 수비를 맡기고 최진철까지 공격수로 뛰면서 득점을 위해 총공세를 펼쳤지만 결국 졌어요 (으, 최진철이 헤딩골 넣을 뻔 했는데). 부천은 모처럼, 그것도 홈 경기에서 이겨서 선수들과 관객들이 무척 기뻐했습니다. 경기 끝나고 양 팀 선수들이 자기네 서포터 앞에 가서 인사할 때, 전북 선수들은 힘이 없어보였지만 부천 선수들은 나란히 어깨동무하고 서서 폴짝폴짝 뛰더군요 :)
이제는 길을 확실히 알았으니 휴가내지 않고도 경기 시작 전까지 부천 종합 운동장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부천에서는 홈 경기 이기면 다음 홈 경기 입장이 공짜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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