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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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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이천 1박2일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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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마리 고양이님의 <남이섬 풍경들>에 감사드립니다.
여행의 기록은, 또다른 여행의 기록을 촉발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여행보다는 두 개의 여행, 두 개의 여행보다는 세 개의 여행이 더 좋고
하물며 아홉 개의 여행이면 행복해서 쓰러지겠지요. ^_^
평소 찜질방 체험의 개념 확장 차원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던 것이
동네에 셔틀버스가 다니는 이천 미란다 호텔 온천탕이었습니다.
(애아빠께서) 몇 달 풍월을 읊어오던 중 드디어 답사를 감행하게 된 9월 첫 주말,
둔촌동 한전 앞에서 출발한 셔틀로 고속도로를 펄펄 날아 50분만에 호텔에 도착,
온천탕과 찜질방과 실내수영장과 옥외 워터파크를 하나로 묶은
1인 2만원 상당의 상품을 하루 온종일 이용하였습니다.
가벼운 이용료는 아니지만 예컨대 작년에 가본 캐리비안 베이보다
비용 대비 만족도가 컸어요. 외관은 후져도 일단 조용하니까.
물론 옥외 워터파크만 평면비교하면 경쟁이 되질 않습니다만.
휴식이 되는 게 중요하니까요.. 거 왜 아이들 성화에
한번씩은 다녀오게 돼 있는 롯데월드 어드벤처라는 것도 그렇고,
사람 많고 시끄러운 걸 못 견디겠더라구요.
그런 데 다녀오면 한 사나흘 앓아주셔야 합니다..
어쨌든 애가 좋아하고 애아빠도 좋아하여 다행이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만사 귀찮고 갈등이 많은 편이지요.
수영장이나 워터파크쪽은 아예 적응력이 떨어지는 것이..
일단 수영을 못하고.. 못하니까 재미 없고 안하니까 즐길 줄 모르고
수영복 갈아입는 것도 늘 꺼림칙하고, 허어 참,
자기가 뭇사람 시선을 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선지
수영복 차림으로 만인 앞에 나가는 것도 불편하고..
왜 이런 부분을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사람 있지요..
이런 제가 저도 참 싫은데.. 심지어 얼굴에 물만 튀어도 못마땅한 지경이라
팔자대로 내 한몸 돌보기조차 피곤한 와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얼씨구나, 기질에 걸맞는 아늑한 프로그램을 하나 발견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옥외 온천욕! 이른바 노천탕이었던 것입니다.
목 아래는 따끈하고 목 위로는 차가운 공기에 닿는 그 기분,
황토탕에 몸을 담그고서 바라보는 하늘,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다단계 온탕이라 하여 조금 높이 올라가면
따뜻한 돌바닥 위에 드러눕게 된 곳도 있던데
음, 이곳은 뒷목과 어깨로 샘물이 퐁퐁 솟구쳐 두드려 주면서
등어리 아래로 잔잔히 흘러가게 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아주 하염없이 늘어져 있었네요, 무겁게 드리운 회색 하늘을 바라보며.
이걸로도 이리 좋은데 혹시나 한겨울 눈이 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뜨거운 물에 몸을 담글 수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싶었어요.
일전에 blanc님이 가셨다는 그, 설국 속의 쿠사츠 온천 같은 데면 전 기절합니다.
사진과 기행문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잊지 않고 머릿속에 기록해 둔 장소.
온천행만으로도 일본 여행의 동기는 절반이 채워질 듯한 이 느낌.
blanc님 계실 때 가이드 받아야 되니까 서둘러 계획해야겠다.. 계획만이라도.
온천이라.. 나이가 드니 이런 게 좋아지는 걸까요..
꼭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젊어서부터
나이가 들어있던 타입이라, 즉 할멈타입이라
이제야 비로소 나한테 맞는 프로그램을 하나씩 찾아가게 되는 모양입니다.^^
이상의 물놀이 프로그램에다 미란다 호텔(관계자같지요) 1박까지 묶은,
그만하면 합리적인 패키지 상품이 있었지만 사전예약제라 하여 접었구요.
근처 숙박료가 싼 여관에 가서 하룻밤 잤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역시 그 부근에 셔틀이 오간다는 편리함 때문에
게으른 몸 이끌고 '한번 가볼' 수 있었던 곳이
이천 도자기축제 행사장이었는데.. 와아, 굉장히 좋았어요.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두 달 간 세계도자기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경기지역 세 곳 중 하나라지요.
비가 많이 오는 일요일이었고 홍보가 시원찮아선지
전체적인 분위기는 썰렁했지만 작품들이 주는 행복감은 컸습니다.
각국에서 도착한 창조적인 공모전 작품들과
대륙별로 현대도자예술의 흐름을 감각적으로 접할 수 있는
NOW & NOW 전시 작품들이 참 좋았습니다.
작품 하나하나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허락이 안 되더라구요.
도록을 사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아이다운 눈으로 볼 수 있고
어른은 어른대로 어른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작품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전시장까지 기어올라오느라 지친 몸과 마음이
싸악 씻겨지고 풍요로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작년에도 이 행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저는 이번에 알았어요.
가까운 곳에 널린 좋은 프로그램들 많이 놓치고 사는구나 싶었습니다.
이천 말고 광주 여주 행사장도 있다지요.
저희 학교 선생님 한 분은, 화려한 궁중도자의 진수성찬을
볼 수 있는 광주 행사장도 추천하십니다.
다음 사이트 참고하시구요.
http://www.worldceramic.or.kr/
이렇게 쓰다 보니 다채로운 물놀이체험+도자기예술관람으로 구성된
가족 단위 1박2일 여행 상품이 하나 탄생하였습니다.
수도권 지역, 특히 강동송파쪽 거주하시는 분들이면 훨씬 가벼운 여행일 테고
저희처럼 자가용 승용차가 없는 집이라면
호텔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 노선과 시간표를 인터넷에서 쉽게 얻을 수 있겠구요.
아이를 키우고 계신 가정의 부담없는 주말여행 상품이겠죠?
정호네 은재네 수연네 찬미네 등등을 비롯하여
사랑스러운 조카의 친절한 이모들도 기억해 두셨으면..
이라고 말은 하지만, 길거나 짧거나 대개의 여행이 그러하듯
집 구석 박차고 떠나기까지 마음먹는 과정이 가장 힘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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