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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하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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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서정시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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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움 이런 막중한 임무를 떨궈 주시다니...
이제는 제목도 가물가물한 블레이크의 시들 중에서 제가 선명하게 기억하는 것은 (마침) 딱 한 편, "London"입니다. 시집 <경험의 노래>에 수록되어 있었던 듯해요. 가장 처음에 접한 블레이크의 작품이어서 그랬던가요. 길이도 길지 않고 어렵지도 않은데 충격이 참 오래갔어요. 블레이크의 그림과 함께 보면 더욱 후덜덜...
시가 짤막하니 전문을 덧붙일께요.
I wander thro' each charter'd street,
Near where the charter'd Thames does flow
And mark in every face I meet
Marks of weakness, marks of woe.
In every cry of every Man,
In every Infant's cry of fear,
In every voice: in every ban,
The mind-forg'd manacles I hear
How the Chimney-sweeper's cry
Every blackning Church appalls,
And the hapless Soldier's sigh
Runs in blood down Palace walls.
But most thro' midnight streets I hear
How the youthful Harlot's curse
Blasts the new-born Infant's tear,
And blights with plagues the Marriage hearse.
블레이크를 비롯 워즈워스, 예이츠, 바이런, 키이츠... 위대한 시인은 많지만- 제가 정말 좋아했던 것은 17세기의 형이상학파 시인들, 그 중 무엇보다도 존 던 John Donne 이었습니다. 말랑말랑하지는 않지만 씹어 먹을 수록 재미가 새록새록. 전공하고 슬쩍 연결된 바도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구요. 좀 옛스럽기는 하지만, "No man is an island..."로 시작하는 Meditation XVII 같은 건 <어바웃 어 보이>와 연결시켜 이야기해 주면 좋아하지 않으려나요... 근데 아이들이 그 영화를 알려나...
너무 구닥다리다 싶으면 딜런 토머스나 앨런 긴즈버그는 어떨까요. 딜런 토마스가 그 딜런이고 긴즈버그는 <아임 낫 데어>의 그 정신나간 수염 아저씨... 라고 하면 <아임 낫 데어>를 본 아이들도 역시 없... 에라 모르겠다. 어쨌든 저는 좋아했어요. 딜런 토머스의 시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쓰이는 것은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가 아닐까 싶어요. 이것은 존 던의 대표시 중 하나인 "A Valediction: Forbidding Mourning"과 종종 비교되기도 하는데... 음 그러고 보니 같은 제목의, 그러나 전혀 다른 시가 또 있었죠. Adrienne Rich의 A Valediction: Forbidding Mourning... 전 에이드리언 리치도 좋아했는데, 풍성한 은유가 가득한 여성주의 시인의 시를 읽는 건 그 컨텍스트에 대한 성찰을 먼저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접근이 편한 작품이 아니기는 합니다.
주절주절 늘어놓고 정작 추천한 것은 없어 보이는데...
사실 최근의 영미시는 정말 잘 모르겠어요. 학부 수준에서 '공부'로 배운 지식만 있을 뿐이고 그 외에 좀 더 찾아보려 애썼던 것은 에이드리언 리치나 실비아 플라스 정도였으니. (그러고 보니 기네스 팰트로가 연기한 실비아 플라스 영화도 있긴 하군요. 재미없는...)
간만에 학구열이 불타올라 좀 더 찾아보고 말씀드리고픈 욕심이 생기는데- 근데, 저 이제 짐싸서 비행기타러 가야 해서요오. 다녀와서도 건의가 가능하다면, 노턴 앤솔로지라도 다시 뒤져서 고민해 보겠습니다~
대부분은 저자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들일 테니, 시 전문은 구텐베르그 프로젝트나 poets.org 같은 곳을 찾아보시면- 하기야 요즘은 구글만 몇 번 돌려도- 어렵지 않게 찾으실 수 있을 거고요 책 단위로 보시려면 manybooks.org 등에서 PDF나 txt로 받아 보시는 게 편하실 듯 해요.
시 수업 저도 듣고 싶네요, 정말.
휭~ 떠들다가 갑니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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