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정말정말로 변변치 않은데다 수만년 전의 것입니다만...
엊그제 서랍을 뒤지다가 이 사진들을 찾아내고
이곳에서 프라하 이야기가 오갔던 것이 생각나서요.
저도 이 곳을 다니면서, <프라하의 봄>을 생각했습니다.
혹 영화에 나왔던 곳들이 있나, 두리번거리며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시가지의 사진들이 없네요, 찍었더라도 그 분위기를 제대로 담아낼 수는 없었겠지만.
몇장 있는 것들은 인물들이 너무 얼굴을 크게 내밀고 있어서 -_-;
카를교와 프라하성은 관광지로 너무 이름난 곳이지마는,
그래도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화려한 구경거리는 없었지만, 오래된 옛 도시의 냄새와, 걸어다니는 것이 어울리는 작은 규모와, 축축하고 따뜻한 햇빛과, 아주 소박하고 정다우면서도 어딘지 어둡고 기괴한 그늘(<몬스터>의 이야기가 프라하로 이어진 것이 아주 잘 이해되네요 지금 생각하니), 그리고 몹시 싸고 맛있는 카페를 기억합니다.
자동카메라 사진을 초단순스캐너로 스캔한 거라 상태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카를교를 건너기 전,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프라하 성입니다.
저 집들을 좀더 가까이 땡겨서 찍으면...
강가 풀밭 위의 놀이터라니, 몹시 부러울 따름입니다.
아이들이 미끄럼틀 비슷한 기구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카를교 위. 프라하에는 어디든 이렇게 인형들이 많더군요.
음, 이 가게 앞에서 아주 예쁘고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차마 사회적 체면과 지위상-_-; 올릴 수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프라하 성으로 올라가는 담벼락인데, 성의 내부 못지 않게 아름다운 벽이었습니다.
성은, 다른 나라들의 화려한 궁에 비하면 초라할 만큼 소박했지만
그 정취와, 그 곳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프라하 시내의 모습이 좋았고요.
(사실 기억은 잘 안나고 일기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_-)
얼굴은 벽의 아름다움을 해칠까 싶어 가면처리 ^^
그때의 일기에는 이렇게 써있네요-
"내가 프라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영화 <프라하의 봄>을 통해 막연히 품게 된 환상같은 것 뿐.
조금 더 공부하고 올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개같은 느낌만을 가지고 환상을 갖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다.
프라하의 봄이 무언지, 체코의 상황이 어떤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하지만 고맙게도 프라하는 나의 그러한 환상을 대부분 채워주었다.
시계탑으로 가는 길은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도시의 모습이었지만
고즈넉하면서도 어슴푸레 우아함이 느껴진다...
걷다보니 검게 변색된 탑이 나온다. 화약탑이라고 한다. 또 걷다보니 구시청사와 시계탑에 도착했다. 프라하, 하면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시계탑이다. 정시에는 종이 치면서 창문을 열고 성자 인형이 나와서 돌아간다. 시계탑도 좋았지만, 그 옆의 널따란 광장을 걷는 것이 참 좋았다. 탁 트인 공기와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들이 좋다. 이곳이 영화 속에서 보던 그 프라하, 체코인가 싶을 정도로. 시계탑에 오는 길에는 바츨라프 광장을 지났다. 바로 그 "프라하의 봄"이 일어난 곳이라던가."
조만간 다시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odi님의 여행기를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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