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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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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룬트크비스트, 꿈과 상상의 여행 3 - 밤을 찬미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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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나는 내가 밤의 인간이었음을 알았다, 오랫동안 나는 끝없이 이어지는 피로한 낮의 나날들에서 고통을 받았다,
밤의 인간이 된다는 것이 나로선 구원이었다, 까맣게 모르고 있던 현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밤과 낮의 순환 중에서 가장 값진 시간을 잠으로 날려 버리지 않아도 좋았다, 밤은 가장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시간이다, 사랑과 죽음, 만남과 책임,
이제 나는 내가 원했던 방식대로 이 삶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자신의 리듬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산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변덕스러운 낮의 햇살 신세를 지지 않고도 투명한 빛을 꾸준하게 던지는 조명 아래서 마음 내킬 때 작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뙤약볕과 비, 소음과 방해물, 전화벨, 우체부, 예기치 않는 방문객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기나긴 겨울밤의 어둠은 나를 매료시켰다, 밤의 인간임을 자처하는 사람들도 마음먹은 대로 밤을 꼬박 새우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하지만 기나긴 겨울밤은 그런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여름은 견디기 힘든 계절이었다, 사방을 파고드는 빛 때문에 밤의 인간도 조금이나마 낮의 인간이 되지 않고는 버티기 힘들었다, 사람들은 한밤중까지 쏘다니고 아이들은 잠잘 시간도 잊고 놀이에 열중했다, 모험을 감행할 만한 어둠은 찾기 어려웠다, 다만 창백한 땅거미의 거짓 어둠만이 있었다, 밤은 실종되었다,
나는 낮의 인간에 속한 여인과 살아 보려고 했다, 나만의 밤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런대로 성공한 셈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구석도 있었다, 좋은 점은 우리가 얼굴을 접할 시간이 적다 보니 서로의 공통된 습관으로 싫증을 느낄 시간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여자는 불만이었던 모양이다, 얼마 뒤 그녀는 헤어지자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제각각 살아가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해요, 그녀가 떠난 뒤에 평화가 찾아왔다, 낮 시간 내내 잠을 자기 어려우면 나는 호롱불을 켜고 대낮에 나만의 밤을 만든 뒤 책을 읽었다
- 아르투어 룬트크비스트/이희재 옮김/고려원미디어, <꿈과 상상의 여행> p149-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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