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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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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세 그루 오렌지나무의 지리 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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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일본, 영국에서 배달된 아래 게시물들에 대한 답례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중에서
나는 거기서 얼마나 이상한 지리 수업을 받았던 것인가! 기요메는 내게 스페인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아, 그는 스페인을 내 친구로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수로학에 대해서도, 인구나 가축에 대해서도 그는 말하지 않았다. 카디스(스페인 남부의 항구 도시)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단지 카디스 시 근처에서 들판을 둘러싸고 있는 세 그루의 오렌지나무에 대해서만 말했다. "그것들을 조심하게. 그것들을 자네 지도에다 표시해 두란 말이야......" 그러자 세 그루의 오렌지나무가 당장에 시에라네바다(스페인 남부에 있는 산맥)보다 더 큰 자리를 지도에서 차지하게 되었다. 로르카(스페인 남부의 지명)에 관해서도 말하지 않고, 다만 로르카 근처의 한 하찮은 농가에 관해서만 말했다. 이 살아 있는 농가에 대해서, 그 주인에 대해서, 또 그 안주인에 대해서. 그러자 우리로부터는 1천 5백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이 부부가 엄청난 중요성을 띠게 되었다. 산비탈에 등대지기처럼 버티고 앉은 그들이, 별 아래에서 사람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치려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우리는 그 망각과 그 엄청난 거리로부터 세계의 모든 지리학자들도 모르는 세밀한 것들을 끌어내고 있었다. 왜냐하면 지리학자들의 흥미를 끄는 것은 큰 도시들에서 물을 대어 주는 에브르 강일 뿐, 모트릴 서쪽 풀숲 아래 숨어서 서른 포기쯤의 꽃을 가꾸어 주는 아버지격인 이 실개천은 아니니까.
(중략)
이리하여 차츰차츰 내 지도 속의 스페인은 램프 아래에서 동화의 나라가 되어 갔다. 나는 피난처와 함정에 십자 표시를 하고 있었다. 이 농부, 서른 마리의 양, 그리고 개울에 표시를 하였다. 나는 지리학자들이 등한시한 이 양 치는 소녀를 제자리에다 표시해 놓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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