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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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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re] 소격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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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역에서 나와 풍문여고와 백상기념관 사잇길로 하여
정독도서관까지 올라가는 그 길, 맞지요?
최근엔, 영화 때문에 저도 그 길을 걸어나 보았네요..
네, 하품님처럼 저도 늘 아트선재였어요..
에릭 로메르 회고전이 벌써 작년 여름이었나..
우산을 쓰고도 소나기를 맞으며 첨벙첨벙 그 길을 걸어올라갔던 그때가..
지난 겨울에도 무슨 영화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
소격동이라는 이름이 신선하게 다가와요.
길동이니 명일동이니 하는 것들이 행정구역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그쪽 동네 이름엔, 독특한 아우라가 있단 말이죠..
소위 사대문 안과 그 언저리에 해당하는 서울 중심부를
정확한 동이름의 모자이크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서울 토박이들입니다. 예컨대 저희 엄마같은 사람.
성북동에서 태어나 효제국민학교에서부터 경기여고까지
내내 그쪽 동네가 통학로였던 까닭에.. 매우 익숙하세요..
지금도 종로통이나 명동 근처에 함께 나갈 일 있으면
엄마의 지리감각에 저희 자매는 경탄하곤 한답니다.
대학로로 통칭되는 그 지역의 경우
혜화동 명륜동 동숭동을 갈라본다든가..
대충 명동이고 대충 남대문이고 대충 을지로면 그만이지
여기가 소공동, 여기부터는 북창동 해 가며 경계 구분한다든가..
여기 옛날에 뭐가 있었다는 둥 기억력 한번 찬란하지요.
롯데백화점 맞은 편 명동 입구의 취천루라는 만두집 많이들 아실 거예요..
왜, 화교가 운영하는 그 맛있는 만두집요.
여고 때 시험 끝나면 친구들과 단성사에서 영화 보고
이 집까지 걸어와 만두 먹고 그랬대요..
음, 왜곡 없이 잘 전달하고 있나, 조금 자신이 없..
박완서씨가 오래 전 어느 소설에서, 주인공 입을 빌어 이랬습니다,
동이름에도 품위와 격조가 있지..
온, 세상에.. 개포동이 뭐냐, 개포동이..
무릇 동이름이라면 가회동 연지동 재동.. 이 정도는 돼야지..
소격동도 요 그룹에 포함되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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