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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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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여행기 7 - 바르셀로나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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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서 보낸 가우디의 시간입니다.
제게 바르셀로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가우디였고,
너무나 오랜 시간 가우디 건축물에 대한 환상을 가져왔던 터라,
실물로 이를 보는 시간은 이상할이만큼 초현실적이었습니다.
여타의 장소와 달리, 가우디의 대표적인 건축물들을 찾아다녔던
바르셀로나의 그 며칠은 여간해서 손에 잡히질 않아요.
가우디에 관한 한 양질의 포토제닉하고 영감 어린 사진들이
곳곳에 넘쳐나기에.. 그쪽을 찾아서 감상하시기를 권합니다만..
제가 찍은 사진을 안 올릴 수도 없군요.
1. 맛보기로 가우디가 설계한 시민의 공간 구엘 공원입니다.
2. 사그라다 파밀리아
열흘 동안 모로코와 이베리아 반도 일대를 돌며 흡수해 온
성당 비주얼 라인의 끝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일찍이 이곳을 방문한 후 감동한 나머지
오직 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라고 반복해서 외쳤던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프로그레시브한 음악처럼,
그 장엄하고도 정신과적이면서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마침표를 찍어주었습니다.
스케일과 아이디어가 예습된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반면
새삼스럽게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이 성당이
'미완성의 대작'이라는 사실, 바꿔 말해 '아직 건설중'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예술.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그 자체의 독창적인 성스러움 내지 아름다움에다,
허공을 수평수직으로 분할하고 있는 각종 크레인들과의
결합 상태가 주는, 어떤 거대한 생동감과 현대성에 의해,
비로소 조형물로서의 장관을 이루는 것 같았습니다.
클릭해서 사진을 확대해서 보시면
아쉬운 대로 디테일을 마주하실 수 있습니다.
아, 정말이지 이 사람은 미쳤던 거 아닐까요..
수난의 문
탄생의 문
종려나무숲을 본떠 설계되었다는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내부입니다.
3. 카사 밀라
저녁 무렵 도심의 거리에 다른 건물들과 나란히 서 있는 카사 밀라의,
예의 그 말린 미역 같은, 혹은 파도와 같은 곡선의 외관입니다.
코너집이라 각이 꺾인 상태로 가로로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내부 인테리어도 내내 이 모양입니다.
방의 모서리, 방과 방의 이음매, 계단, 출입문이나 창문의 아우트라인,
심지어 가구나 전등과 같은 소품 따위도
이런 풍의 끝없이 부드럽게 굽이치는 곡선의 컨셉이죠.
그 안에 들어앉아있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것 같았고,
물 속에서 수영을 하거나 파닥거리는 음표들 속에 있는 기분이었고
조금 더 있으면 돌아버릴 것도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공간들의 개념은, 유동적이고 무질서하며, 흔들리는
우리 인간의 의식 세계와 너무나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 저택의 옥상에 올라가서 본 지붕과 굴뚝의 즐거운 형상입니다.
저택 내부에서 올려다 본 둥글게 깎인 하늘입니다.
4. 카사 바트요
시내관광 중 몇 번 스치기만 했던 이 저택이 멀리서도 너무 아름다워,
바르셀로나와 작별하던 날 공항으로 가기 전 남은 시간에 이곳을 찾았습니다.
상당히 비싼 입장료를 내고 집안을 구경한 다음 볕이 좋은 오전 내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이 집 앞 도로의 벤치에 앉아있었습니다.
저는 카사 밀라보다 이 집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더 유려하고 더 우아하며.. 덜 아방가르드적이랄까요.
외벽의 타일과 컬러유리가 예뻐 사진을 여러 장 찍었어요.
마침 길 건너 편에는 견학 온 귀여운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지도 아래 카사 바트요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카사 밀라와 카사 바트요는 이번 여행의 공식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스페인 여행 일정 중 바르셀로나는 딱 하루였고
가우디로 말하면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구엘 공원만 할애되어 있었죠.
바르셀로나에서 단체투어 종료 후 개인적으로 이틀 더 머물다 오기로
여행사와 계약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같은 일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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