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클래식FM
정만섭의 <명연주 명음반> 20년 기념 특집
“정만섭의 베스트 20”
10.21(금)~11.9(수)
정만섭씨의 진행 20주년을 맞아
무인도에서 함께 하고 싶은
정만섭씨가 생각하는 최고의 연주 스무 개
오늘 사흘째
그간 진행자의 취향에 익숙해진 터라
어느 정도 선택이 짐작이 가면서도 또 기대가 된다
다시듣기가 제공되지 않아 실시간으로 청취해야 하는데
이것은 방구석 집순이로서 어렵지 않다
문제는 불가피한 외출시이다
홈페이지 선곡표와 예고를 통해 해당 작품을
이삼일 먼저 알 수 있고 유튜브에 음원이 있는 경우나
구할 수 있는 음반이면 다행이지만
희귀 음원이거나 절판된 음반이면 난감해진다
물론 그것도 어찌어찌 노력하면 해결 불가 영역은 아니다
실시간 청취가 절실한 진짜 이유는
음악보다 더 중요한 정만섭씨의 멘트 때문이다
본인의 분야에서 날이 갈수록 완고? 완강해지시는 모습..
그래서 듣는 이마저 가끔 신경이 곤두서지만
그렇지 않다면 또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을까
일단 외출시 이동중 프로그램을 듣기 위한 블루투스 이어폰 장만
세상에 요래 귀여운 것이 있었다
이하 정만섭의 베스트 20 (멘트 포함 계속 업데이트)
10.21(금)
정만섭의 베스트 20(1)
Franz Liszt
Études d’Exécution transcendante
Jorge Bolet(piano) 1970 [70:30]
정) 특집 첫날이라 좀 화려한 걸로 시작했다
피아니스트의 테크닉엔 기계적인 테크닉을 넘어서는 테크닉이 존재한다
즉 피아노의 밀당, 색채감, 뉘앙스, 감성적인 부분 등
이런 부분은 연륜이 필요하고 현역들도 있지만
과거의 명인들에서 훌륭한 연주를 찾아볼 수 있는데
기계적인 테크닉만 봐서는 베르만도 좋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테크닉이라 했을 때 볼레트의 70년 레코딩이다
스페인 레이블에서 발매했지만 절판되었고 이후
피아노 클래식스라는 레이블에서 판권을 사서 CD 발매했으나
이도 절판,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 희귀 음원이다
나) 유튜브엔 당연히 안 보이고 아마도 이 음반으로 추정된다
두 번 생각 안하고 딱 하나 남아있는 중고상품을 주문했다
10.22(토)
정만섭의 베스트 20(2)
Johannes Brahms
Symphony No.1 in C minor, Op.68
Berliner Philharmoniker/Karl Böhm 1959 [43:17]
정) 몽퇴의 실황연주도 좋지만 스튜디오 음원으로서
이 정도면 됐다, 더 이상 뭘 바라겠나
*몽퇴의 실황이라면 이것일까?
10.23(일)
정만섭의 베스트 20(3)
Ludwig van Beethoven
String Quartet No.9 in C major, Op.59 No.3 “Rasumovsky”
The Juilliard String Quartet 1964 [28:24]
정) 음악연주에서
주정주의(연주자 주관의 강한 반영)와 주지주의(악보 충실)
20세기 전반 문화사조인 신즉물주의와 함께
주정주의에서 주지주의로 넘어감 과도기인 1930~50년대 이후
특히 현사에서 이정표를 남긴 단체가 줄리아드 콰르텟
과거의 운치를 따르는 입장에선 너무 악보지상주의다,
기계적이라는 평도 있고 반대로 최후의 낭만주의라는 평도 있음
이런 양자의 혼재 혹은 밸런스가 베현사에서 잘 드러남
후기보다 중기에서, 특히 라주모프스키에서 잘 드러남
영웅적이며 드라마틱한 곡으로서
뭔가 답답함과 고독함을 느낄 때 들으면 원기 회복,
자양강장제 역할을 함 3,4악장 특히 주목
줄리아드 콰르텟의 악보에 대한 치열함, 충실함은 후대,
예컨대 타카치 콰르텟 들에 영향을 줌
현대적 연주의 시작점
1악장
2악장
3악장
4악장
10.24(월)
정만섭의 베스트 20(4)
Sergei Rachmaninov
Piano Concerto No.3 in D minor, Op.30
Shura Cherkassky(piano)
Royal Philharmonic Orchestra/Yuri Temirkanov 1994 [45:00]
정) 전날 언급한 주정주의와 주지주의에 대해 추가하자면
과유불급이라.. 둘 다 지나치면 안 좋음
테크닉 위주의 공격적 연주가 즐비한 요새
피아노든 현악사중주든 뉘앙스, 즉
루바토 레가토, 한마디로 노래의 여지가 부족함
뉘앙스를 최고로 살린 사람 중 하나가 슈라 체르카스키
황홀경에 빠질 연주
1악장
2악장
3악장
10.25(화)
정만섭의 베스트 20(5)
Ludwig van Beethoven
String Quartet in E flat major, Op.127
Takács Quartet [35:10]
정) 4악장 구성이고 고전적으로 보이지만
구석구석 깊은 사색과 환상이 서려 있음
전기 현사처럼 구조를 쌓기보다
성부 사이사이에 노래가 있는, 후기 현사의 시작점
낭만주의 모토 중 하나인 '자유롭게, 그러나 고독하게'에서
고독이 너무 심해지면 병이 되는데 이 병을
탈피하는 데 효과적인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함
내가 음악만 알아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럴 때 이 곡을 듣는다
삶에 대한 희망과 위안이 가득한 작품
음질과 연주 감안 베토벤 현사 전집으로 최고인
타카치 콰르텟의 원년멤버 연주
1악장
2악장
3악장
4악장
10.26(수)
정만섭의 베스트 20(6)
Franz Schubert
Piano Sonata No.21 in B flat major, D.960
Sviatoslav Richter(piano) 1972 [46:32]
정) 이 곡과 리히터에 대한 글렌 굴드의 해설 인용
'리히터는 강렬한 개성을 매개로
청중과 작곡가를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관점에서 작품을 발견하게 한다
57년 모스크바음악원에서 처음 그의 음악을 들었다
그는 기나긴 이 곡을 가장 느린 템포로 연주했다
이단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슈베르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계속되는 반복구와, 장문의 에세이같은 악곡은 불안하고 어색하다
그런데 리히터를 들으며 선입견에서 벗어났다
장식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것이 유기적으로 여겨졌다
양립 불가하다고 생각했던, 분석적이고 치밀한 계산과
즉흥적인 자연스러움이 결합되어 있었다 그가 우리 시대의
가장 강력한 음악 전달자의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제로 굴드는 슈베르트를 한번도 연주하지 않았다
리히터 72년 스튜디오 레코딩
사색의 깊이와 심원함
10.27(목)
정만섭의 베스트 20(7)
Robert Schumann
Piano Quartet in E flat major, Op.47
Glenn Gould(piano), Members of the Juilliard String Quartet 1968 [27:30]
정) 개성이 너무 강한 안하무인의 캐릭터로
상대에 대한 배려라든가 앙상블과 거리가 먼 굴드가
'실내악'을 연주했다는 것
스튜디오 레코딩으로 줄리아드와 함께 한 것
심지어 낭만주의를 안 좋아하는데도
슈만을 연주했다는 것 등에 의미가 있는 연주
번스타인과의 브피협 공연 때 타협이 안 되어
굴드가 느린 템포를 양보하지 않자 번스타인이 객석으로 나가
자기 템포가 아니라 미스터 굴드의 템포라고 해명했다는 일화
이 곡도 도입부부터 자기 템포로 일관,
그러나 줄리어드 또한 어떤 단체인가? 결코 질 수 없다!
녹음과정에서 프로듀서나 엔지니어의 염려가 있었으나
결과는 치열한 화제작이 됨
빠른 악장은 카타르시스를 주며
안단테 칸타빌레 악장은 듣는 이를 황홀하게 한다
참.. 음악은 알 수 없다
10.28(금)
정만섭의 베스트 20(8)
Sergei Rachmaninov
Symphony No.2 in E minor, Op.27
The Philadelphia Orchestra/Eugene Ormandy 1973 [56:14]
정) 라흐 교향곡 2번은 지지도나 인기에 비해 음반이 많지 않음
1) 앙드레 프레빈의 낭만주의적 해석-->늘어진다는 단점
2) 스베틀라노프의 무게감 있는 해석-->과도함의 버거움
3) 유진 오먼디의 중립적 해석-->
소위 케스케이드, 폭포수 사운드라 일컬어지는
필라델피아 (현악)사운드의 진수 그렇다고 관악도 뒤지지 않음
오먼디 필생의 역작이고 녹음도 뛰어남
가을 한가운데로
1악장
2악장
3악장
4악장
10.29(토)
정만섭의 베스트 20(9)
Wolfgang Amadeus Mozart
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622
Leopold Wlach(clarinet)
Vienna State Opera Orchestra/Artur Rodzinski 1954 mono [30:12]
정) 웨스트민스터 레이블의 대표 명반
블라흐는 20대에 빈필 클라리넷 주자가 됨
전설의 명연이기보다
단아한 앙상블, 따뜻한 연주,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줌
1954년 모노 레코딩
10.30(일)
정만섭의 베스트 20(10)
Johannes Brahms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Leonid Kogan(violin)
Philharmonia Orchestra/Kirill Kondrashin 1959 [37:33]
정) 중고 LP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조명 받은 과거 명반 중
바이올린 음반으로는 코간 연주가 압도적
그만큼 애호가들의 사랑이 크고 위상이 대단함
CD로도 재발매되고 있음
외모, 연주, 톤, 음색 모든 면에서
20세기 바이올린 연주사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사람
은빛 칼날 같은 연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