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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이 두 사람

2022.10.5(수)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
정명훈 지휘 원코리아 오케스트라
1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임윤찬 피아노)
2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위 사진은 롯콘인지 기획사인지 계정에 올라온
전날 리허설 장면

몇 건의 ‘피케팅’ 대란에서
기적적으로 하나 건진 임윤찬 공연이었다
그를 실물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겠다
한국에서의 슈스 티케팅은 돈 있고 시간 있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 방면의 대가를 수소문해
웃돈 주고 하청을 주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까
아무튼.. 내가 많이 좋아하는 두 음악인이 눈앞에 있었다
한 사람은 오래전부터 팬이었고
한 사람은 요새 와서 난리다 이 임씨..
그러고 보니 도처에 임씨들이 문제다 명절에 가서 뵌
39년생인 시어머니도 몇 년째 임씨에 빠져 계신다 임 영 웅..

처음 레퍼토리를 봤을 때부터 5번 패키지보다
베피협3 베교3으로 이루어진 3번 패키지였으면 좋으련만..
이런 생각을 했지만 뛰어난 음악인들의 재능과 역량 덕분에
좀 안다고 착각했던 베피협5와 베교5, 그리고 베토벤에 대한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임윤찬의 피아노는 역시 그 맹렬함과 앙칼짐이 독보적인 가운데
특히 3악장 도입부가 너무나 참신하게 들렸는데
라흐 피협3번의 3악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제껏 들을 수 없던 속도 범위 안에서 일부러
스텝이 어긋나게끔 설계한 듯, 부점? 엇박? 터치로
펄떡거리는 리듬감이 충격적이었다 먼 바다에서부터 도도히
우아하게 밀려오던 파도가 막상 해안에 상륙할 때엔
예측 못할 박력으로 우당탕거리며 모래를 핥아내는 것 같았다
느낌을 복기하다 보니 이 순간 다시 듣고 확인하고픈 마음 간절하다
광주시향과의 통영 연주가 음반으로 발매된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피아노 휴지부엔 오케스트라와 함께 적극적으로 음악을 타는데
피아니스트에 따라선 보기 싫을 수도 있었을 그런 모습조차
임윤찬의 경우엔 강한 내면성이 뒷받침된
스타일로 느껴졌다 잘생긴 게 죄도 아니고

행복하게도 2부는 2부대로 강력하여
1부의 여운을 빠르게 지워버렸다 오케스트라가 참 잘하는 것이..
팀파니 타격이 조금 더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 말곤
최근에 나온 조르디 사발의 시대악기 연주만큼 좋았다
한 달 전 예술의전당에서 있었던 실내악 연주에서 다소
피로해 보이던 정샘이 이날은 포디움에 오르자마자
20년은 젊어지셔서 1악장부터 청중을 사로잡는데..
그대로 4악장까지 일필휘지, 일사천리로 달렸다
더 이상 간결할 수 없는 지휘, 더 이상 예리할 수 없는 동작..
날로 여위어 가는 선생님의 육체는 이제
음악의 근육만 앙상하게 남은 감동적인 생명체가 되어가는 듯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머지 리허설 사진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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