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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김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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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슈만 평전>을 읽기 시작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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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오마주
머리말
제1장 탄생과 유년 시절 1810~1822
제2장 문학과 음악 사이 1823~1828
제3장 라이프치히의 법과 대학생 1828~1829
제4장 하이델베르크의 대학생 1829~1830
제5장 라이프치히의 기회와 실망 1830~1833
제6장 라이프치히의 음악비평가 1833~1834
제7장 클라라와의 사랑 1835~1838
제8장 빈의 기회와 좌절 1838~1839
제9장 사랑의 역경과 투쟁 1839~1840
제10장 노래의 해 1840. 2~1841. 1
제11장 교향악과 실내악의 해 1841~1842
제12장 오라토리오와 러시아 여행 1843~1844
제13장 드레스덴 시절 1845~1850
제14장 뒤셀도르프의 지휘자 1850~1854
제15장 엔데니히의 비극 1854~1856
연보
참고문헌
인명 찾아보기
<브람스 평전>을 쓰신 이성일씨의 <슈만 평전>
아래 올린 슈만 게시물들은
이 책을 시작하기 전 몸풀기였다
현재 머리말까지만 읽은 상태인데 이 머리말에 서술된,
슈만 음악이 잘 이해받지 못하는 이유, 바꿔 말해
사람들이 슈만의 음악을 어렵게 받아들이는 이유가 흥미로웠다
기나긴 독서의 출발선으로 좋은 문제의식이라 생각되어
띄엄띄엄 옮겨본다
그러면, 슈만의 음악이 그렇게 널리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의 음악 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이 확장되지 않은 이유는 무얼까?
첫째, 슈만의 음악은 대중 취향을 겨냥한 예술이 아니다…… 그는 항상 예술적인 것, 심오한 것, 아름다운 것, 진리에 가까운 것에 관심을 두고 창작에 임했다…… 결코 궤도 수정을 한 적은 없었다. 슈만은 작곡할 때 항상 예술적인 가치 기준을 망각하지 않았고, 초창기의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예쁜 선율로 귀를 즐겁게 하거나 화려한 기교로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일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는 고급스럽지 않게 작품을 쓰는 일은 할 수 없는 체질이었다…… 그의 많은 음악은 일반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높이에 있지 않았고 매우 주관적인 특성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둘째, 이 대목은 연주가들이 더 공감할 법한 내용이지만, 슈만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실제로 기교상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만 작품이 지닌 그 기교상의 어려움도 난해 자체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기교상의 어려움은 아무리 양보해도 주관적인 표현성의 과잉 때문에 나타난 외관으로 보인다.
그 외관은 화성보다는 선율을 중심으로 작곡된 예가 많은 슈만 음악의 특질이기도 하다. 여기저기서 새로운 선율이 출몰하고 소재가 만발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슈만의 음악이 복잡하고 들떠 있으며 표현 의욕이 과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표현 의욕의 실제는 악보에서 음표나 쉼표에 붙은 세밀한 부점, 예측을 불허하는 싱커페이션 리듬, 그리고 3박 계열에서 2박으로 나타나는 헤미올라Hemiola처럼 불규칙한 악센트를 빈번하게 사용하여 매우 복잡한 박자로 끌고 가는 모습 등으로 나타난다. 슈만의 작품에 구사된 그런 특징적 패시지는 음악을 소리로만 이해하려는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기 십상이다.
셋째, 슈만의 음악은 분명히 논리적으로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슈만은 때때로 마침표를 찍을 곳에 물음표를 써넣는다고 한다. 그의 음악은 종지를 만들지 않아 들떠 있을 때가 많고, 또 솔직히 말해 정연한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는 대목도 적지 않다. 슈만의 피아노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종종 뭔가 결론을 맺을 것 같으면서 또다시 시작하고 끊임없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슈만의 음악에 고통스러워한다. 슈만 음악의 그런 특징은 마치 나비가 꽃을 찾아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령 이런 것이다. 많은 작곡가들이 “나는 아쉬에 가서 에르네스티네를 만났다. 그녀와 손을 잡고 산책을 했다”라는 식으로 곡을 쓴다면, 슈만의 음악은 “나는 아쉬에 에르테스티네를 만나러 가다가 들판에 핀 꽃이 너무 아름다워 그것을 꺾었는데, 꽃이 아파하고 외로워하는 것 같아서 나도 마음이 아팠다. 그녀와 손을 잡고 산책을 하다가 문득 옛 애인이 생각났다”는 식이다. 때때로 슈만의 음악에는 다른 작품에 사용했던 음률이 갑자기 끼어들기도 하고, 시작과 끝을 으뜸음으로 해결하지 않아 붕 떠 있을 때도 많으며, 논리가 비약하고 기승전결이 또렷하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때 그 수식이나 세부적인 표현들은 단편적으로만 들려서 마치 생각의 조각들을 연결해 놓은 것처럼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혼란을 겪는 사람들은 슈만 음악의 그런 특징을 비판적으로 보아, 구성에 약점이 있다거나 ‘불완전한 종지’ 혹은 ‘화성의 왜곡’이라는 평가를 내리곤 한다.
끝으로 슈만 음악을 어려워하는 이유를 하나 더 꼽자면, 많은 사람들이 슈만 음악의 본질이 문학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데 있다. 이 대목은 슈만의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 감상자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거의 동년배인 쇼팽의 음악이 대체로 쉽게 들리는 반면 슈만의 음악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은데…… 슈만이 과연 음악만큼 문학적 재능이 특출한 사람이었는가 하는 문제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낭만주의 시대를 통틀어 문학에 가장 조예가 깊은 작곡가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쇼팽은 음악 외적 요소가 개입하는 것을 싫어한 작곡가다. 반면 슈만은 음악을 쓸 때 문학에서 출발했다. 오선지 앞에서 시를 떠올렸던 슈만은 문학적 의미의 ‘시적 상념’으로 작곡하기를 즐겼다. 그가 내세운 창작의 최종 목표는 문학에 기초한 낭만주의 음악의 실현이었다. 그러므로 쇼팽의 음악이 그 음악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정서만으로도 곧잘 들리는 반면, 슈만의 음악은 정서적 요인뿐만 아니라 그 안에 전개된 시적인 상념들을 먼저 잘 이해해야만 알아들을 수 있을 때가 많다. 서정적이든 서사적이든 시적인 상념을 표현하기 위해 슈만의 음악은 문학적 은유를 자주 사용하고, 끝없이 방황하며 몽상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어야 했다.
이렇게 슈만의 음악이 문학적인 이해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어렵다면 그의 음악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가 착상한 문학적 기초에 대한 탐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슈만의 음악은 악곡에 대한 구조나 형식을 분석해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이 상징적으로 표현한 문학을 먼저 이해하는 일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 그런데 슈만 음악의 그런 개별 난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슈만의 삶과 예술세계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다
늘 작곡가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중에서도 어떤 작곡가의 경우 그의 삶을 반드시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슈만이 바로 그런 작곡가다. 그 이유는 슈만 음악의 중요한 특징이 ‘자전적’이라는 데 있다. 슈만은 음악과 자신을 일치시킨 낭만주의 시대 대표적인 음악가였다. 슈만처럼 그 음악과 인간이 일치하는 작곡가도 드물 것이다
실제로 슈만이 쓴 많은 음악들은 그의 삶의 순간순간과 연결되어 있고, 슈만은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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