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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김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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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계속 장미에 집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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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게시물이 여행란이 아닌 음악란에 와 있으니
한식구라 이곳에 모아둔다
릴케의 장미시들을 찾아다니던 중
본격적으로 시인이 장미에 심취한 결과물로
1907년 카프리에서 쓴 장미꽃단지(영어로 The Bowl of Roses)와
말년에 프랑스어로 쓴 연작시 장미들Les Roses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번역된 시를 이해하기도 까다롭고
번역 자체도 백프로 믿음이 가지 않지만
아래 게시물에 있는 잘 알려진 두 편의 시,
장미의 내부, 그리고 장미, 아 순수한 모순이여 같은
장미시의 정수를 좀 더 풍부하게 음미하도록 도와준다
릴케는 무엇보다도 장미의 형상에 집중했던 것 같다
장미 형상의 본질인 겹겹이 쌓인 꽃잎은 주로 눈꺼풀,
비밀스런 이야기를 담은 책장이나 편지로 이미지화되어
끝없이 내면으로 다가선다
프랑스어로 쓴 연작시 장미들 중 다섯 편을 뽑았다
27편 중 2 6 7 13 20
위의 문지사책 번역을 옮기되 붉은책 번역도 참고했다
2
너를 본다, 장미여,
사람들이 절대로 읽지 않을
세세한 행복의 수많은 페이지를 담은
살짝 펼쳐진 책이여, 마술의 책이여,
바람이 불면 열리고,
두 눈 감고도 읽을 수 있는 책이여......
똑같은 생각을 가졌음에 당혹해하며
나비들이 거기에서 빠져나오는구나
6
단 한 송이 장미, 그것은 모든 장미들이며
바로 이런 장미다:
대체할 수 없는 것, 완벽한 것,
사물들의 텍스트로 둘러싸인 유연한 단어[나긋나긋한 낱말]
우리의 희망들은 무엇이었는지,
계속되는 떠남 속에서
다정스런 멈춤들은 어떠했는지,
장미가 없다면 대체 어떻게 말할 것인가
7
신선한 맑은 장미여,
감은 내 눈에 너를 가져다대면-
마치 천 개의 눈꺼풀이
따뜻한 내 눈꺼풀 위에
겹쳐진 것 같구나
나의 거짓 잠 위의 천 개의 잠,
나는 자는 척하며
향기로운 미궁 속을 배회한다
13
장미여, 그대는 현재의 우리의 격정의
열렬한 동반자가 되는 것이 더 좋은가?
행복이 다시 시작될 때
그대를 더욱 사로잡는 것은 추억인가?
[아니면 어떤 즐거움이 되살아날 때
그대가 더욱 의지하는 건 추억인가?]
향기 나는 상자 속에서나, 등불 심지 곁에서,
또는 우리가 홀로 다시 읽을 좋아하는 책 속에서
-꽃잎마다 수의가 되어-
행복한, 말라버린 그대를 나는 몇 번이나 보았다
20
말해다오, 장미여,
그대 자신 안에 갇혀 있는
그대의 완만한 핵심[느릿한 본성]이
이 산문으로 된 공간에 이 모든 대기의 흥분을
강요하는 것은 어찌된 영문인가?
몇 번이나 그 대기는 사물들이
대기에 구멍을 낸다고 주장하는가,
아니면 뾰로통해져서
씁쓸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그런데 그대의 육신 둘레에서는,
장미여, 그 대기가 바퀴처럼 돌고 있다
일상 속 동네 장미투어 끝에
릴케의 장미에 그나마 근접한 이미지를
석촌호수에서 찾아냈다 자기가 주인공이라는 듯
거기 덤불 속에 참한 자태로 피어 있었다
시름시름 다 죽어가다가도 예쁜 것만 보면
무덤에서 부활한 나사로처럼 쌩쌩해져 촬영에 진력한다
흥민이, 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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