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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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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해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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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16년간 정기적으로 만나 온 유일한 친구 그룹,
삼사 년 전 베트남 캄보디아 여행을 함께 했던 그 여덟 명,
서울 시내 공립 중고등학교 국어교사,
기혼 절반 미혼 절반의 황금비, <지음>의
여름 여행이었습니다. 8/7(목)-8/9(금) 1박2일 해남 여행.
유홍준씨의 답사기 이래 열풍의 핵이었던 해남 강진 땅.
제 또래 교사 그룹 중에 이 땅 한번 밟아보지 못한 이는 저밖에 없어
친구들은 거의 다 한두 번씩 다녀왔던 지역이더군요.
이번엔 다섯 명이 참여했는데.. 나참, 남한 땅 안 가본 절들 없고
야생화면 야생화, 사찰 건축의 디테일이면 디테일,
머릿수 합치면 모르는 게 없을, 어느덧 무적의 프로 여행팀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제비뽑기 결과 죄다 절레절레 피하는 계주로 당첨되어
어언 2년간 봉사해 온 저는, 가자는 대로 하자는 대로 따르면서
운전자 옆 조수석 시다 노릇에, 돈 걷고 계산하고 잔심부름하며
사진이나 찍었습니다.
서해안 고속도로 진입을 알리는 서해대교 통과. 가슴이 뻥 뚫립니다.
김제 부안 지역의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산들,
곡창지대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만경강 동진강 유역의 탁 트인 평야,
적색에 가까운 황토 들을 스치며 한참을 내려가니
서울에서 떠날 때 흐렸던 하늘이 푸르러지고 가슴 설레는 이정표들이 나타납니다.
땅끝 최남단 절이라죠, 목적지 미황사는, 달마산 아래 있습니다.
감동적인 기와 미장센.
단청이 안 돼 있는 대웅보전의 지붕. 고졸한 운치가 느껴졌습니다.
미황사 경내의 수국. 이쁘죠?
경내 높은 곳에서 바라본 완도 바다
미황사의 부도숲입니다.
큰 사찰들과 달라 절 입장료도 없었지만
부도숲도 마음껏 거닐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제 마음에 든 것은 이 녀석
돌이끼
부도숲까지 한 십여 분 올라가다가 잠깐 길을 잃어 헤매었는데
이쪽이 어디메지? 하고 있을 때 탐험가 복장을 하고 온 한 친구가
어, 남쪽이 여기니까, 하며 시계를 보더군요.
나침반이 부착된 패셔너블한 스포츠시계!
미황사 약수
미황사를 빠져나와 땅끝까지 달렸습니다.
땅끝(토말)에서 본 일몰입니다.
일몰 다음
우리들의 위치.
가운데 제가 신고 있는 자주색 허모사는 설정의 대가가 사준 신발입니다. ^_^
반대편엔 어느덧 달이 떴어요
달마중 나간 가로등
해남읍 여관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올라오는 길에
누군가 월출산 무위사를 제안하였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여름 아침이었으며 너무나 조용하고 운치 있는 작은 절이었어요.
미황사에선 푸른 수국이더니, 무위사에선 배롱나무가 저희를 맞아주었습니다.
극락보전내의 분홍 연등
누군가 오늘이 입추라 했던가,
거대한 감나무 아래 앉아 햇살이 쏟아지는 극락보전의 측면과
정갈한 맞배지붕을 바라보고 있을 때
아침녘 서늘한 바람 속에 풍경소리만이 딸랑거렸습니다.
저는, 산사의 치유력에 대해 믿음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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