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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oop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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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하얀날의 고구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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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그럽게 눈내리던 어제
한통의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ㅡㅡ고구마먹구시퍼
그녀가 네게 처음으로 보낸 문자.......
허구언날 줄구장창 답글만 보내는 그녀였건만
왠 바람이 불었는지........
사먹어라
라고 보낸 문자에 날아온 글은
한겨울 불타는 아궁이의 장작불처럼
저의 가슴을 뜨겁게 불태웠습니다
사왓! 안사오면 죽엇!
전역하고 일도 안하고 집에서 노는 민간인이 뭔돈이 있을까......
그동안 군대에서 구박당하며 아끼고 아껴
창고에 차곡차곡 쟁여둔 쌈짓돈을 풀었습니다
꽃단장하고 길을 나서는데 하늘에서는
미친듯이 눈을 쏟아부었습니다
하늘의 축복인줄 알았습니다
한10분 지낭게 옷이다 젖었습니다.........
질척질척거리는 땅은 한걸음한걸음 똥물튈까 조심스러워지고
축축한 옷에 머리까지 축축해지는걸 느낄때쯤
문득 생기는 의문점은...........
'생각해봉게 요새 고구마 파는 애기들이 안보였는데.....'
한창때 돈번다고 고사리손 불어가며 고구마 팔아먹던 고등학생.....
그들이있었기에 퇴근길에 아버지들은 자식을 생각하며 고구마를 사오셧건만.
요새 고등학생은 배때지가 불렀는지
고구마장사를 안하더군여
문자를 날렸습니다
'고구마 어디서 파는지몰라....'
'우리 회사 앞에 팔아'
000세무사사무실.....
그녀의 일터입니다
뭐하는진 모르지만 하여튼 거기서 일합니다.........
미끄러운 눈길을 기어가듯 40분가량을 달렸을까.......
왜꼭 할머님들은 내 앞에 서시는지.......
군대갔다와서 힘이 넘치는걸 아시는건지......
자리양보하고 딴자리 나서 앉으면 또 할머님이 오시고
양보하고 딴자리찾으면 할아버님이 오시고....
예의바른 저로서는 철판깔고 앉아있을수도 없습니다-_-;
버스에서 내려 또 20분을 걸어 도착한 000세무사사무실....
그녀말대로 사무실앞에서 고구마를 팔더군여
"고구마 얼마나해여?"
"3개에 천원 8개에 2천원...."
"3개만주세요...천언어지만...."
"예....근데 수능봤나보네?"
"0.0?군대 전역했는데여?"
"진짜야? 어려보여서 수험생인줄알았네...."
"2천언어치주세요......-_-;"
아주머니의 상술인줄 그때는 몰랐습니다
무디고 미련하고 둔한 저로서는 넘어갈수없는 유혹이여씀니다...
어려보인다는데.....-_-;
군대전역선물이라며 1개를 더주신 아주머니를 뒤로하고
사무실앞에서 그녀에게 문자를 말렸습니다
'고구마 사와쑤다...어여 나와'
그녀 감동하겠지...혼자 생각하고 기다렸습니다...문자가 오더군여
'들어와 나바빠서 못나가...
이를 어쩌지.......
장면은 멎진데......손에든게 고구마인지라........
그녀를 위해 회사까지 찾아오는 남자.......손에든 9개위 고구마.....
그림이 안나오는데....어떻할까.......
문은 열고 들어갔습니다........
닐리릴리리~닐리릴릴리~~문에달린 센서가 울리며 사무실에 등장한 제 존재를
우렁차게 알렸습니다
저에게로 모여진 시선들..........
대충한 10명은 되보이는데.......난감한 와중에 머리가 시원스러 벗겨진
아저씨가 묻더군여,,,,,,,,,,
"너 누구냐?"....
다짜고짜 반말하시는 친절한 아쟈씨
그녀를 차자와씅게 어서 안내하쇼....라고 공손한 대답을 했습니다
"00야~ 너 애인 찾아 왔다~~~~"
이야~~~~애인이었어? 대단하네....
곳곳에서 터지는 우뢰와같은 목소리들....
뻘쭘하게 그녀의 자리에 가보니.....그녀
무서운실력으로 드리프트를 시전하고있더군여.....
1등했다고 좋아라하는그녀......바빠서 못나온다고 하더니 고작 카트라이더였습니다
진짜 올줄 몰랐다던 그녀.....
또....애인 아니고 동생이라던 그녀.......
씁쓸한 마음을 감출길 없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또 들려옵니다....
"야 왜 9개야 사람이 몇명인데.....4개만 더사와........"
내속도모르고 맘도모르고 그렇게 절 내치는 그녀....
투정부리는 그녀가 귀여웠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동생이라.....글고 고구마 3개천원인데 4개면 얼마지?....
고구마를 사들고 들어오니 13명의 직원이 다 둘러앉아 고구마를 먹고있었습니다
어서와서 같이먹자는 그녀의 동료, 선배, 상사들.....
쏟아지는 질문공세에 귀가 멍멍했습니다
누구냐 이름이뭐냐 어디사냐 어디서만난냐 몃살이냐
몃살이냐는 질문에서 대답했습니다.....85년생입니다.
뒤집어지는 사무실......내 얼굴을 보고 놀란것이거니....그래 나 겉늙었다
"어린놈 만나는게 유행이라더니 너도 유행따라가냐?"
시원한 헤어스따일의 아쟈씨가 그녀에게 핀잔을 줍니다
한참 수다떨다가 일할시간이라고 해서 인사를 하고 자리를 나왔습니다
뒤따라 나온 그녀는 고맙다는말과함께 종종 들르라는 말을 했습니다
또 고구마 사오란건가.........
오늘 사다준건......고구마만이 아니란걸 그녀는 알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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