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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그의 그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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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선물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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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향 언니가 저의 여행기를 기다리시는 것 같다는 길동댁의 얘기를 들었거든요.
근데요 언니, 진짜루 쓸 얘기가 없어요.
제가 워낙 무언가에 대한 감상이나 뭐 정리해서 글쓰고 이러는거 젬병이거든요.
그냥 간단히 소감 몇개 쓰는 걸로 대신할게요.
음 우선 여행 가기 전에 싱가포르 간다니까
주위사람들이 다들 거기 가서는 여기서 하는 것처럼 휴지버리고 무단횡단하고 껌씹다가는
영영 한국 못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조언을 해주고 그랬거든요.
(사실 못돌아오길 바랬는데....)
허걱 왠걸.
막상 가보니 빨간불일때 건너는 사람, 보도블록에 간간이 보이는 껌붙은 자국, 여기저기 널린 휴지조각...
물론 서울보다는 깨끗하긴 하지만 듣던 거와는 심히 다르더군요.
근데요 저는 그런 모습이 더 좋더만요.
물이 너무 깨끗해도 고기가 없다잖아요.
적당히 지저분도 하고 그래야 사람냄새가 나죠.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다 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더랬죠.
그리고요 전에 홍콩이나 태국 갔을때도 느낀건데
역시 전 동남아 체질이라는거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내리자마자 기분이 릴렉스해지는게
꼭 명절때 고향찾은 기분이랄까... 그렇더라구요.
동남아 특유의 떽떽거리는 영어발음도 귀에 쏙 들어오고
(아, 히어링만 됐슴다 언더스탠딩은 절대 아님다),
남들은 냄새나서 꺼린다는 음식들도 입에 아주 짝짝 붙더라구요.
반면에 여행 같이 갔던 후배는 무조건 하얀 사람이 좋다구 그러면서 까만 사람들이 잔뜩 있으니까 막 우울하다구 그러대요.
그래서 저랑 후배는 극과 극인 우리의 취향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아무래도 전생에 그 원인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제가 전생에 인도차이나반도나 뭐 그런 쪽에서 코코넛나무 아래 누워 띵가띵가 놀던 원주민이었다면,
후배는 150년 전 미국 버지니아의 목화밭에서 목화따던 사람이 아니었나 하는 뭐 그런 쓰잘데기없는 결론이요.
또 하나, 어디 여행가면 항상 느끼는 건데 영어를 유창하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행중에 차이나타운 근처에 맛있는 레스토랑이 있다길래 찾아갔더랬죠.
그러나 두 명의 길치, 방향치는 역시 그곳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한 친절한 아줌씨의 도움으로 그 레스토랑에 전화를 걸어 매니저와 제가 통화를 하게 됐는데
애고애고.... 한국말로 설명해도 찾아갈까 말까인데 영어로 쭝얼쭝얼 하니 뭐 알아듣겠습니까?
결국 매니저와 아줌씨가 통화해서 저희가 있는 위치를 알아낸후 그 매니저가 저희를 데리러 왔더랬죠.
델꾸 가면서 짧은 영어로 얘가를 나누는데 우리보고 school hoilday여서 놀러왔냐구 묻대요.
우리가 학생인줄 알았나봐요.
오마나, 우리가 그리 어려보이남? 기분 째짐다.
아니라구, 회사 동료라구 그랬더니 이 매니저 눈이 휘둥그래집니다.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이게 좋은게 아니더라구요.
학교 졸업한 애들이 왜 이리 영어도 못하나 하구 혹시 비웃진 않을지....
사실 이게 꼭 챙피한 일은 아닌데 말이죠. 한국 사람이 영어 못하는건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그치만 막상 그 자리에서는 쫌 민망하더군요.
그래서 매니저가 또 뭐 물어보면
"우리는 올해 중학교 졸업하고 회사 다니는거다. 배움이 얼마 안돼 영어가 좀 짧다"라고 얘기하려고 했는데 안오더라구요, 아까뷔......
뭐 이런 일 겪었다고 해서 이제부터 영어공부 열심히 할랍니다.... 이런 생각 정대 안듭니다.
제가 영어를 배워 떠드는 것보다는 어느 천재적인 프로그래머가 동시통역기를 만드는게 빠를테니까요.
어여 그런게 발명되길 바랄 뿐입니다.
짧게 다녀오긴 했지만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도시가 깔끔한 편이고 사람들 무지 친절하고 맛난 음식도 많고 싱가포르강의 야경도 멋지고 센토사섬의 비치는 너무 깜찍하고.....등등등
별 기대를 안해서 더 좋았나 봅니다.
근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까 또 놀러갈 궁리를 하게 되는군요.
요번엔 어디로 떠볼까요.
맞다, 길동댁이랑 겨울에 홍콩 가기로 했는데.... 그때까지 우찌 기다리남........
아, 그리고요 저 이번에 매드캡슐마켓 cd 사왔거든요.
제목이 뭐더라, 작년 7월에 나온거라는데.....
여하튼 gata life 들어있는 앨범인데요, 언니 이거 없으시면 제가 구워다 드릴게요.
디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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