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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아르테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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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서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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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차를 타고 어딜 가는 걸 좋아합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그냥 차에 앉아 어리론가 옮겨지고 있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는 이해를 못 했는데 점점 이해가 됩니다. 내가 그대로 닮은 겁니다.
엄마는 또 비오는 날도 좋아하시는데 이건 아직 이해가 안 됩니다. 나는 아직 해가 쨍쨍한 날이 좋은데. 아마 또 멀지 않아 이 심정도 이해가 될지 모르지요.
어렸을 때는 방학 때마다 시골에 계신 할머니 댁을 향해 장항선 통일호를 타고 내려갔었습니다.
천안을 지날 때는 호도과자를 사 먹고... 그 외에도 참 많은 군것질을 했지요.
이 맛있는 홍익회 먹거리들을 왜 수퍼에선 안 팔까, 의아해하면서.
도시 꼬마들에게 쏟아지는 시골 사람들의 전폭적인 환영.
엄마는 그 시간들이 며느리로서 해야 하는 온갖 의무 때문에 괴로웠다고 회상하시지만
저와 오빠에게는 일년 중 가장 신나는 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청소년 시절은 재미 없었습니다. (김주향 선생님의 국어시간만 빼고요. 진심+아부^^)
생각해 보니 여행을 할 기회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할머니는 서울에 있는 큰집으로 오셨습니다.
공부해야 한다는 확실한 핑계도 생기고, 더이상 시골에 갈 일이 없어졌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공부해야 한다는 이유가 너무도 절대적이어서 어딘가로 여행을 꿈꾸는 건 사치스런 망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오고 나서는 기회 있을 때마다 돌아다니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첫 여행은 중국 베이징과 흑룡강성의 하얼빈, 탕위엔이라는 곳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미국 텍사스 주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달라스, 오스틴, 휴스턴, 샌안토니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다녀본 도시들 중에 제일 아름다운 도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여행 다녀온 다음에 교환 학생에 욕심이 생겨서 켄터키 주에 가게 되었습니다.
일년 있는 동안 이곳저곳 돌아다녔습니다. 뉴욕, 워싱턴DC, 보스턴, 나이애가라, 시카고,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 콜로라도주 록키 마운틴, 캔자스시티, 세인트루이스, 신시내티, 노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 공부는 틈틈이 하고 주로 놀러 다녔습니다.
돌아온 다음 친구를 만나러 이태리에 갔습니다. 로마, 베네치아, 피렌체, 밀라노에 들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홍콩에도 들르고.
제가 결혼하기 직전에, 말레이지아 남자와 결혼하게 된 친구를 따라 이스트 말레이지아의 코타키나발루에도 가봤습니다.
신혼여행은 타일랜드 방콕과 푸켓으로 갔고
지금 여기 미국 일리노이주에 온 이후로 시카고, 인디애나폴리스, 켄터키주 렉싱턴 등을 여행했습니다.
외국 여행에 비하면 국내 여행은 별로 많이 못 한 셈인데, 그래도 거제도와 완도, 삼척, 속초, 강릉, 아 생각해보니 안면도, 만리포, 대천, 아산과 전주, 남원, 광주에도 가 보았네요.
사실은 어렸을 때 포항과 완도와 인천에서 한두해씩 살기도 했답니다.
이래 저래 역마살이 단단히 끼었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사람인데
이상한 사실은, 남편은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어렸을 때 이사도 거의 안 다니고 한 집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사실입니다. 저를 만나서 남편의 운명이 바뀔까요, 아니면 남편을 만나서 제 운명이 바뀔까요?
제발 남편의 운명이 바뀌길... 저는 돌아다니는 게 너무 좋거든요.
아니 다른 건 다 양보해도, 그래서 딱 한 군데만 가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러면(그러면 운명이 너무 가혹하지만T.T) 저는 꼭 그리스와 터키를 가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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