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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2005 로마에서 베네치아로

8월 11일 목요일.
로마를 떠나 베네치아로 간 날입니다.

먼저 로마 낙수.

마지막날의 컬러들

축구 씬들

자, 이제 로마편의 대미는 다음 사진으로 봉인됩니다.

머물렀던 호텔 테아트로 디 폼페오 객실 내 비밀금고 위치.
여권 등 중요한 소지품을 넣어두는 일종의 개인 사물함이 저 액자 뒤에 숨어있지요..
저는 소지품을 넣어놓고서 떠나는 날 잊어버리고 그냥 갈까 봐
아예 이용을 안했습니다만.. 이상하게 사진을 찍어놓고 싶었고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저기다가 내가 뭔가를 놓고 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로마에서 베네치아까지는
피렌체 볼로냐 페라라 파도바를 거쳐 4시간 반 정도가 걸렸습니다.
6일 내내 청명하던 로마, 이날 처음 흐렸는데..
아마도 이태리 전역이 비오고 흐리는 날씨였던지
유로스타 베니스행 기차의 창문엔 내내 빗방울이 맺히고 있었습니다.

베네치아 도착 후 처음 할 일은
가이드북마다 이구동성으로 지시하고 있다시피
수상버스인 바포레토 1호선을 타고 대운하를 순항하며
파노라믹한 베네치아 건축물들을 구경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 전형적인 베네치아 풍경들입니다.

전형적인 베네치아 풍경 가운데서
역시나 가장 흥분되는 것은 곤돌라였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전투적으로 생긴 배였습니다.
바이킹 함선 같은 약탈선이나 해전용으로 보였어요.
저는 이 곤돌라를 타지는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해 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바포레토 3일치 자유이용권을 사서
만 3일간 물위를 둥둥 떠다니며 마음껏 유람하다 보니
따로 값비싼 곤돌라에 대한 유혹을 못 느꼈..다기보다
안 그래도 혼자 여행 와서 궁상인데 곤돌라를 내가 무슨 재미로 타겄냐..
이래저래 이 곤돌라라는 것은 내가 타서 남의 구경거리가 되는 것보다
탄 사람들을 내가 봐 주는 편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았고.. 그렇게 구경하면서
나폴레옹의 정부와 곤돌라 사공 간의 로맨스나 구상해 보는 쪽을 택했습니다.
검정색 선체, 버선코같은 끝단처리, 발퀴레의 날개같은 운동성..
사진으로 곤돌라의 운율을 잡아보려고 무진애를 쓰긴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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