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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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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룬트크비스트, 꿈과 상상의 여행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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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늘 여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무런 흥분도 소음도 없이 적막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여행, 나는 더 이상 침대에 갇힌 몸이 아니라 만물이 깨어 있고 따가운 햇살이 나를 위로하는 그곳에 방문객으로 와 있다, 아주 편안하다,
이것은 내가 시작한 꿈의 여행이 틀림없다, 모두가 생생하지만 내가 원하던 모든 것이 요청하지도 않았는데도 저절로 성취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분명히 꿈의 여행이다. 모름지기 여행이라면 그쯤은 되어야겠지만 그런 여행을 즐긴다는 것은 죽지 않고서는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죽어 있다는 감각을 나는 못 느끼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안다는 것일까, 따스함도, 차가움도, 굶주림도, 어떤 인간적 욕구도 느끼지 못한 채 나는 마치 중간지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바람은 없다, 산들바람도 없다, 완전한 정적과 고요다, 그런데도 나는 여행을 하고 있다, 아니 여행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무엇이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서, 무엇이 움직이고 있다는 감각도 갖지 못하고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움직이지 않고 여행할 수 있는 것일까, 대지나 공기의 저항을 조금도 받지 않고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일까, 시간이 멈추어 버린 것일까, 속도가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된 것일까, 나는 운동과 정적을 넘어선 교차로에 이른 것일까.
나는 엄연히 여기 있다, 나의 몸과 나의 호흡을 느끼면서, 그러나 바람도, 공기도, 소리도 전혀 없는 가운데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존재하기를 멈춘 그런 느낌이 든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내 귀에는 지금 무언가가 들린다, 처음엔 희미하다가 점점 뚜렷해진다, 여자들이 멀리서 부르는 노래라는 것을 깨닫는다, 교회에서 부르는 합창곡 같지만 아주 멀리서 들린다, 노래는 솟아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섞여 있다, 밝은 목소리들, 어두운 목소리들,
아름답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노래에 깃든 확실성과 힘은 이 노래가 침묵과 무를 극복하려는 확신을 전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긴다, 스스로의 힘으로 여행하면서 모든 저항을 극복하려는 듯,
나는 다시 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더 이상 부동성과 침묵이 상황을 지배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나는 여자들이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그 노래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른다, 노래는 그저 거기 있으면서, 침묵과 공허에 싸인 방을 채우고 있다.
- 아르투어 룬트크비스트/이희재 옮김/고려원미디어, <꿈과 상상의 여행> p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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