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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하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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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부석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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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주가 지났네요.
그때에도 영하니 겨울이니, 나돌아다니기엔 찬 날씨였지만
기왕 나선것, 얼어죽더라도 일단 가고 보자며 출발했습니다.
워낙에 든든히 무장하고 나서서인지
생각보다 햇볕이 따뜻했고
끝물 단풍이 어찌나 눈부시고 공기는 어찌나 상큼한지
좋아서 죽을 뻔했습니다.
그 유명한 무량수전을 등지고
한눈에 들여다 보이는 겹겹의 산, 산, 산, 그 깊이.
절터야 워낙에들 명당이지만
그렇게 층층이 입체적으로, 그러면서도 일관성있게
산을 제 것으로 끼고 사는 절은 처음입니다.
한층 한층 오를 때마다 새 집이 나타납니다.
풍경이 달라집니다. 공기가 변합니다. 마음이 넓어집니다.
때는 마침 수능 전, 공들여 기도하는 어떤 어머니의 곁에서
서투르게 무릎꿇고 짐짓 경건한 척 참아 보기도 합니다.
친구는 어머니의 명령이라며 사과를 한봉다리 사더군요.
그러고보니 영주는 사과로 유명하다죠.
여덟개에 삼천원, 싸기도 한데
그걸 언제 혼자 먹어치우나 싶어(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몇가지 빼곤)
그애에게 두어개 얻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소맷자락으로 박박 닦아 하나 먹었는데
물많고 달고 시원하고, 어쨌든
우리집 냉장고에 한달 동안 처박혀 있던 사과와는 때깔부터 다르더라구요.
어디든 가고 싶어요, 어디든.
다녀오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내가 머릴 깎지 않는 한
이 갈증은 끝이 없겠죠, 귀찮아서 가지도 않을 거면서.
단풍 사진은 역시, 생각보다 예쁘지 않아요.
내 눈에 넣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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