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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Sophi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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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re] 11월 ...그간의 근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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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여기 들렀다가 글 옮겨져 있는 것을 보고 나직이 기함을...
샘, 그래도 가끔은 들러주셨었군요... 볼거리가 너무 없어 송구할뿐이죠.
가물에 콩나듯 포스팅을 해도 늘 내면의 메아리가 검열을 해대니
퍼오는 글 말고는 일단 비공개로 돌려놓으면 마음이 놓이곤 했었는데
요즘은 일단 저자신이 보기에도 제 공간이 너무 심심하고 딱히 갈곳도 마땅찮으니
가끔 무언가 덧붙여보려고는 하는데 말이예요.
전 지난 몇달간, 오랜만에(라지만 몇년만에, 라고 할 수 있겠어요.
늙발에 학교에서 공부한답시고 그곳 실기실을 2년간 쓴 기간이 불과 얼마전이니)
제자신의 사회성을 연달아 되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릴적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모든 덕목들이 자연스럽게 하나둘씩 덧붙여져
일정 나이에 도달하면 그 나이에 어울리는 풍모를 지니게 되겠지 하고
막연히 기대하던 것들이 참 안일했다는 것을 절절히 깨닫게 되잖아요...(제 경우) 그렇더라도,
속해있던 바운더리 (가족공동체, 학교-전공-화단으로 이어지는 인맥들, 사적인 친분들)안에서
간혹 덜컹거리긴 해도, 그럭저럭 이 공통의 장에서의 행실은 대략 어떠하면 무난하겠다, 는
일종의 데이터를 무시할 수 없는 세월과 함께 조금은 갖게 되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각지의 각세대(라봤자 만 사십이하에서 이십대후반까지라지만),
각기전공의 작가들을 모아놓은 공간에서 저는 종종 어리둥절 길을 잃은 느낌이 들곤했어요.
작가들끼리 모아놨으니 얼마나 재밌고 잘 통하겠냐, 생각이 들만도 하지만
그 작가, 라는 직업과 포지션의 정의 자체도 제각각이고
작가가 응당 가져야 할 풍모와 덕목에 대한 기준도 매우 주관적이라서
그러다보니 세월이 쌓여서 지닌 어떤 것이 더이상 그 안에서는
공인되고 안정된 행위의 준거가 되지 못한다는 느낌이랄까요...
한마디로 막줄여 말하면 인생 길게 산 게 여기서는 자랑도 도움도 별반 안되고 안먹히는 느낌?
그보다는 역시 작가의 환금성, 지명도나 업적의 위상이 여기서도 알게모르게 힘을 발휘하는 듯 해요.
다행인 것은 그래도 젊은사람들이 모여있으니 그런 위상이란 것이 보다 가변적이라는 거예요.
이렇게 적어놓으니 불평불만인 것 같지만,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우물안 개구리가 그 어느때보다도 빡세게 인간공부, 사회공부, 인생공부를 하는 듯 느껴져서
나름 스릴 있어요. 몇개월은 헤맸지만, 나머지 시간을 잘 지낼 수 있다면
인생의 고개 하나를 또 넘게 되지 않을까 하고요.
이런 생각들 하느라고 작업은 뒷전이었고요. :-P
언제 페이크 섬인 난지도에 꿩과 토끼, 그리고 맹꽁이를 보러 왕림해주시길.
이곳 토끼가 지난 여름에는 새끼를 치기도 했는데
나온지 얼마 안되어 상자속에 있던 것들이 금방 땡볕에 다 죽어버렸다 해요.
그것과 관련이 있었을까요?
최근에는 몇번, 스튜디오에서 자동차가 빠져나가는 좁디좁은 언덕도로변에
한밤중에 블럭에 엉덩이쪽을 붙이고 미동도 않고 앉아있는 거예요.
차가 바로 앞을 지나가는데 비킬 생각도 안하고...
염려가 되어서 아주 천천히, 닿을세라 라이트를 껌벅이며 지나치면
그제서야 뭔가 생각난듯 뛰어 가버리길 몇번이었어요.
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이곳의 생물들은 조금씩 이상한 구석이 있어보여요.
저도 점점.
요즘 들어 부쩍 기록에 대해서 신경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때그때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을 어떤 식으로든 잡아두지 않으면
그냥 이렇게 모든 게 흘러가버릴 것 같아요.
그래서 그간 속수무책 놀리던 공간들을 활성화 시켜야할텐데...
이 모든게 결국인 시간을 얼마나 투여하느냐가 관건 아니겠어요!
이 업계 삽질에 능한 삼돌이가 아쉬울 뿐...
* 제가 자주 가보는 선배화가의 블로그에 올라온 오바마 당선관련 포스팅이 인상적이어서
주소를 퍼와봅니다. -> http://blog.naver.com/geneuk/10036951510
* 올겨울부터 미국입국비자심사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사실인지 모르겠어요.
* 소개해주신 위의 블로그, 자주 가보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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