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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주향

제 목

수련회 인상

학생들 교육을 수련원에 위탁한 상태여서
교사들은 달리 할 일이 없었습니다.
먼 발치에서 수련활동을 지켜보거나 촬영을 하며,
또 공기 맑은 산속 넓은 대지에 마치 리조트 단지처럼 조성된
수련원 곳곳을 자주 산책하며 모처럼 휴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련원의 단풍

저와 함께 2학년을 맡고 있는 여선생님들

국립수련원은 처음이었는데 소문대로 시설이 좋고 운영이 투명하며
지도자들은 모두가 프로들이고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했습니다.
프로그램은 다양화되어 있어 암벽등반이나 국궁 인라인 탭댄스 같은
신체활동 말고도 체육활동을 싫어하는 학생들을 위한 자연생태체험이나
도자기굽기, 수화배우기 같은 정적인 활동이 준비되어 있었고
야외활동은 대부분 과제해결형이어서 학생들은 숲이든 정원이든 강당이든
어딘가를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조악하고 획일적인 프로그램과 군대식 규율, 자격미달의 교관들이
고래고래 소리만 쳐대면서 학생집단의 반발만 사던 사설수련원들에 대한
나쁜 기억만 갖고 있던 저로서는.. 자잘한 문제가 없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낙원을 경험하다 돌아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세 끼 밥이 이렇게 맛있을 수가..

2박3일간의 수련일정을 촬영하여 퇴소식때 보여주는 영상물은
학생들의 짧은 수련체험을 감동적으로 마무리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영상물의 마지막 부분에 경일고 선생님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화면에 올라온 우리 학교 노윤옥 선생님의 시는
그곳에서 자연과 함께 보낸 시간을 잘 압축해 주었습니다.
잠시 모두가 코끝이 찡~

숲, 해, 별 그리고 꿈

아침 일찍 일어나 숲으로 가자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더듬어 가면

어제는 보이지 않던 풀과 나무가 있을 거야

눈이 부셔 바로 볼 수 없었던 해와

손이 닿지 않았던 별을 기억하니?

그들은 나를 모를 거야

안개 속에 숲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지

눈이 부시다고 지레 눈을 감았기 때문이지

멀리 있다고 손을 내밀지 않았기 때문이지

우리 이제 숲으로 가자

눈부신 해와 먼 별을

바라보며 손을 내밀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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