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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안재욱의 포레버

손흥민이 토트넘 선수로 EPL 득점왕을 확정 지은
21/22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라운드 노리치전이 끝난 직후부터
몇 주 동안 수많은 언론이 떠들었다
여운이 가시지 않은 나 역시 이 사건은 사건대로
또 그 의미와 가치에 대해 좀 더 깊은 의견을 듣고 싶어
이런저런 매체와 커뮤니티를 들락거렸다
네 살 아기부터 여든 살 노인까지
보면서 누구나 지적질 평가질하기 좋은
세상 만만한 스포츠지만 축구를 보며 자주 도달하는 결론은
축구는 모르겠다는 것이다.. 정말 모르겠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경기를 충실히 챙겨본다는 전제 하에
우리의 두뇌가 팀과 선수를 평가할 수 있는 범위는 기껏해야
특정 팀의 현 경기와 직전 경기와의 비교,
특정 선수의 현 경기와 직전 경기와의 비교 정도가 아닐까
그나마 한국에서 가장 많은 표본을 가지고 있으며
상당 기간 엄정함을 단련해 온 분이라 여겨지는 축구평론가
한준희씨의 견해 정도가 설득력 있게 다가올 뿐
손흥민의 경우 기존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 선수여서
실감이 안 되고 좀처럼 객관화가 어려운 것 같다
아마도 손흥민 이피엘 득점왕의 의미는
한국인의 (전세계 아시아 대한민국) 축구사적 성취라는 점에서
좀 더 시간이 경과해야 선명해지지 않을까 싶다
확실한 것은 득점왕이 확정되던 순간 내가 느낀
온 세상이 까매지면서 눈이 멀 것 같았던 기쁨,
주의 깊게 지속적으로 응원하며 지켜봐 온 적지 않은 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누적된 기쁨의 총량, 그리고
이튿날 아침 눈 떴을 때 뒤늦게 밀려들던 충격과 비현실감이다
노리치전 직후 가장 감동적인 리액션은 축구채널
이스타티비의 추멘=이주헌씨였다 영향력 있는 축구 유튜버로
조회수와 구독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위치가 되었지만
이분은 가식이 없고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엔 광대로 가장한 축잘알이자 표현력의 장인이다
그날 막 경기 후토크를 마친 이주헌씨가 김수빈씨와 함께
손흥민 득점왕 기념 라이브방송을 이어갔는데
맥주캔을 따고 채팅창을 열어둔 채 별 말 없이(무슨 말이 필요할까)
다소 오글거리는 감성의 노래방을 열고 있었다
순수하게 감정만으로 꽉 찬 상태에서 이곳에 들어왔을 때
두 분이 노래 한 곡을 부르는데 어찌나 가슴이 뭉클하던지!
안재욱의 포레버라고 했다
꼭 이 곡이어서였을까
비슷한 류의 감성 발라드라면 무슨 곡이든 좋았으려나
응어리진 뭔가가 씻겨나가며 눈물 한 방울 똑 떨어졌다
한국인들에게 토트넘의 손흥민은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내자식이고
손흥민의 토트넘은 일종의 변형된 국대가 되었다
어렸을 땐 국대에 투사되는 축구의 그 내셔널리즘이 참 싫었었는데
아니 지금도 싫은데.. 세월이 흐르며 이것이 호오나
취향 선택의 영역이 아닌 본능의 영역임을 인정하게 되고
축구보다 더 넓은 삶의 현실과 관련되는 영역,
즉 일종의 사회현상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는 국뽕 손뽕을 본질에 있어서는 이해한다
국민적으로 어린이나 젊은이들은 말할 것 없고
심지어 나같은 은퇴자나 노약자, 어쩌면 병상의 환자들에게도
손흥민이 얼마나 큰 삶의 활력이고 희망인지
이를테면 새벽경기 시청층 같은 걸 조사해 보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리라 단언한다
강박에 가까운 열광과 간절함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챙겨보았기에 더 각별한
21/22 시즌 프리미어리그 흥민이 23골 모음
막 끝난 지난 시즌 손흥민의 득점페이스와, 최정상급에 이른
‘슛 셀렉션과 득점 상황 판단력’을 확인하게 해 준다

http://www.youtube.com/watch?v=ZhYMxLioZU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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