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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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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옐로우스톤 Yellowstone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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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give me a home)
Where the buffalo roam
Where the deer and the antelope play
들소들이 뛰고 노루 사슴 노는
그곳에 나의 집 지어주우~
7월 29일 라스베가스에서 비행기로
콜로라도주 덴버 경유 유타주 솔트레이크에 도착,
다음 날 와사치Wasatch 산맥 자락을 회돌아
아이다호의 끝없는 밀밭길을 북으로 북으로 달려
일부 몬타나주, 대부분 와이오밍주에 걸쳐 있는,
야생의 본고장 옐로우스톤Yellowstone 국립공원을 향해 가는 길에선..
학생 시절 음악 시간에 불렀던 Home, Home on the Range..
저 노래 저 구절들을, 공항이라든가 관광 안내소 같은 데서
종종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이 고장을 대표하는 자연의 이미지인가 봅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의 어떤 세대에게 미국은
텔레비전에서 방영해 주던 서부영화,
초원의 집, 월튼네 사람들 같은 미국식 전원일기,
톰소여의 모험이나 허클베리핀의 모험 같은 미국 동화,
어린이 동물 자연 가족을 소재로 한 디즈니 드라마 등과 함께
저와 같은 일련의 애상적인 미국 민요들로 학습되어 있는 곳입니다.
어떠셨는지 모르지만 저는 미국 민요들 참 좋아했었습니다.
음악책과 세광애창곡집 같은 데서
켄터키옛집, 오수잔나, 스와니강, 올드블랙조, 내고향으로날보내주
금발의제니, 콜로라도의달, 홍하의골짜기, 나의사랑클레멘타인,
이런 노래의 악보를 열심히 익히곤 했었거든요.
어쩌다 우리가 성장기에 그런 노래를 배우고 시험도 보고
진도아리랑이나 천안삼거리보다 더, 때로는 고향의봄이나 동무생각만큼이나
즐겨부르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고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옐로우스톤 관광은
LA에 있는 한인여행사에서 운영하는 패키지 상품으로 떠났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의 5박6일 자유여행 직후였죠.
여행에서의 '자유'라는 것.. 유혹적인 만큼
책임과 피로가 뒤따르는 일이라 기진맥진해 있던 중
일정과 선택에 대한 압박감을 떨치고
데려다주는 대로 먹여주는 대로 재워주는 대로 다니게 되니,
세상에 이런 편한 여행이 없었습니다..
단체투어라 무엇보다 경비가 저렴하고 그나마 선불하고 왔으니
온종일 팔도강산 유람하며 먹고 자고 돌아다녀도
군것질거리나 간단한 팁을 제외하곤 호주머니에서 돈 나갈 일 없고..
프로그램 알차고 인솔자 노련하고..
요컨대 비용 대비 투어의 질이 높은 상품이었던 것이죠.
저희 가족은 투어가 시작되는 지점인 솔트레이크에 미리 도착하여
다음 날 일행과 합류, 이 3박4일의 투어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일행의 절반 이상이 LA 사는 교민 가정이었고
한국에서 미국 사는 친척집에 놀러온 어린이 청소년 가정들이 많았습니다.
미국에서 한국인 만날 때 으레 그러하듯 반가운 한편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미묘한 불편함 성가심 같은 게 있었는데..
모두가 한국인의 얼굴을 하고 있되 실상은 미국인이거나
한국인과 미국인 중간에 위치해 있는 사람이거나..
미국에 잠시 몸만 와 있는 한국인이거나..
이렇듯 다양한 종류, 넓은 스펙트럼으로 인해
인간관계의 매뉴얼이 단일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은 탓이겠습니다.
이런 차로 줄창 달리는 코치투어였습니다.
공중에 뜨는 비행기도 무서워, 자가운전도 귀찮아, 걷는 일도 힘들어,
이런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좌석이 안락하고
무엇보다도 창이 넓어 서부 대평원이 비스타비전으로 펼쳐지는
튼튼하고 기능적인 관광버스로서..
어설픈 승용차나 밴보다 열 배는 훌륭했습니다.
아이다호의 끝도 없이 펼쳐지는 밀밭.
썬더스톰이 오려는지 먹구름이 낮게 깔리기라도 하면
이렇듯 황량한 도로 한가운데서 돌연 경련을 일으키며 드러눕던
리버 피닉스를, 저는 잠시 추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또 하염없이 달리다 문득 목책이 나타나고
그 안에 소떼나 말떼가 뛰논다 싶으면
Rock Creek, Eagle Nest니 하는 이름의 랜치가 등장하곤 했는데
이것은 대개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이어서
급하게 사진기를 꺼내고 나면 벌써 지나가 버리고 마는,
그러기에 더욱 안타깝게 붙잡고 싶었던 영상들입니다.
옐로우스톤은
가이저Geyser라고 하는 간헐천들로 유명한 곳입니다.
75분마다 솟아오르는 올드페이스풀 Old Faithful.
무슨 짧은 영화 보듯, 십여 분 전부터 모여들어 기다렸다가
이윽고 땅의 중심에서 끓어오르는 용암쇼를 관람하게 됩니다.
그러나 저는 이렇듯 순수하게 지질학적인 영감을 요구하는 간헐천들보다,
종종 미술품의 오브제로 보이는 옐로우스톤의 광물성 볼거리들에 더 끌리곤 했습니다.
부분적으로 흘러내리며 부분적으로 굳어있는 석회암층들입니다.
위의 것이 양감과 질감이라면 다음 것은 색채입니다.
Geyser, Volcano, Basin, Pot, Hot Spring, Fountain..
이런 이름이 붙어있는 유황천들의 색채 향연.
특히 아래의 파란 청산가리색은 박테리아가 만들어내는 색깔이라고 합니다.
이 사진들로 전달되기 어려운 것은
천지에 진동하는 유황 냄새와 뜨거운 수증기,
이것들이 삽상한 바람에 섞여 살갗에 와 닿는
독특한 공기체험이라 하겠습니다.
음, 사진들 속에 그랜드캐년 예고편이 들어있군요..
올드페이스풀 가이저 지대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목조 호텔 올드페이스풀 인 Old Faithful Inn
요세미티 안의 아와니 호텔만큼 역사적이고 기념비적인 호텔인 듯했습니다.
엘크와 버팔로를 볼 기회가 있었으나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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