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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김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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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에드가 앨런 포 단편들, 그리고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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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가 꾸준히 언급한 작가 중
제일 먼저 끌린 사람
에드가 앨런 포(1809~1849)
생긴 것부터.. 쉽지 않다
검은고양이와 오귀스트 뒤팽으로
어려서부터 잘 알고 있는 작가이면서
그렇다고 또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는 작가인데
읽다 보니.. 이미 오래도록 알아왔던 것 같은
친숙한 느낌이 든다 포의 상상이 구축하는
이미지들과 어두운 정신세계가 이후 대중문화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쳤기에 그럴 것이다
떠오르는 키워드들
공포 미스테리 불길함 광기 착란
신경과민 정신병 이중자아 편집증
과도한 상상 환상 공상 망상 악몽
도박 알콜중독
병 부패 죽음
지하감옥 무덤속 생매장 해골
살인 시체유기
자꾸 살아나는 시신 시신기립
귀신들린집 유령과의 동거
악령과 분위기가 지배하는 고딕호러
음울 비애 다크로맨티시즘
아름다움과 아름다움의 사멸
인간본성의 핵심인 ‘심술’
극한의 해양모험
탐정 뒤팽
실로 매력적인 것들의 잡탕밥이 아닐 수 없다
tale이나 short story 같은 이야기물로 발표된
포의 주요 단편들을 열린책들 번역으로 먼저 읽고
여기 실리지 않은 작품들도 궁금해 전자책으로 읽었다
짧은 시간 에드가 앨런 포에 집중하면서
보르헤스가 왜 그를 좋아했는지 조금은 이해되었다
세계지도 속 그 어느 곳이나 배경과 소재가 된다는 점
1인칭 화자에 의한 스토리텔링 기술
추리소설기법과 마지막 충격요법
단편만이 줄 수 있는 단일한 인상과 완결성의 매력
이런 부분에서 영향 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보르헤스가 포의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고 한
장편 아서 고든 핌을 빼고는 꽤 많이 읽은 셈인데
공포물에선 마리오 바바의 영화들이 자주 떠올랐고
헤어초크의 [노스페라투] 같은 뱀파이어물도 연상되었다
가장 강력한 작품은 역시 검은고양이
난 이 작품을 떠올릴 때마다
어린시절 소년중앙인지 어깨동무에 연재된
푸른교실이라는 만화가 생각난다
학교 복도 끝 교실 미술반에 모인 눈동자가 없는 학생들
주인공 소녀는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미술반 선배인지 선생님인지에 끌려 매번 그 교실을 찾는다
어느날 소녀의 아빠가 딸의 스케치북을 들춰보고 경악한다
딸이 반복해서 그리고 있는 그림 속 여성은 바로
오래 전 실종된 회사대표 딸의 모습
학교 건물이 세워질 당시 공사장 책임자였던 아빠가
그곳을 찾아왔던 회사대표 딸이 사고로 즉사하자
후미진 벽에다 매장하고 회벽을 발라버린 것
복도 끝 미술반 교실에 나타나는 선배/선생님이 누구인지는
말하나마나.. 너무너무 무서웠었다
먼나라 이야기가 아닌, 전형적인 우리네 학교괴담이라
검은고양이보다 더 무섭지 않은가
비 내리고 천둥번개 치는 날 학생들이 무서운 이야기 해달라면
나의 첫 번째 콘텐츠가 이거였다 두 번째는 김영하의 피뢰침..
아무튼, 포 단편으로 돌아와서..
검은고양이와 동일한 발상과 플롯이면서 살짝 코믹한
고자질쟁이(일러바치는/배반의) 심장도 재미있었다
여기선 시체은닉 위치가 벽속이 아니라 마루바닥아래라는..
가장 서스펜스가 넘쳤던 작품은 구덩이(함정)와 진자
나의 취향과 선호는 스타일과 분위기가 지배하는 어셔가의 붕괴,
완전히 낯선 저세상으로 길안내를 해주는 아른하임의 영토,
베니스 운하와 탄식의 다리, 두칼레 궁전 석상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트리스탄과 이졸데 풍의 밀회The Assignation였고
노르웨이해와 로포텐제도에서 발생하는,
진도 울돌목에 버금갈 강력한 소용돌이 체험 소재로
바다 묘사에 에너지를 쏟은 해양물
소용돌이 속으로 떨어지다도 인상적이었으며
이렇게 읽다가는 끝도 한도 없겠다 싶어
마무리로 읽은 포의 유명한 시 갈까마귀의 후렴
네버모어Nevermore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열린책들 번역에는 아서 래컴의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래컴은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일러스트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포 일러스트도 대단하다 작품의 정수를 살리고 있어
이 그림들만 봐도 작품 복기가 된다
복습을 겸해 작품별로 위키미디어커먼스에서 찾은
아서 래컴 일러스트를 짝지어 보았다
예외로 검은고양이는 오브리 비어즐리의 일러스트를 가져왔고
몇몇은 해리 클라크의 일러스트를 추가했으며
아른하임의 영토는 훗날 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르네 마그리트의 유명한 그림과
내 느낌에 더 가까운 아르놀트 뵈클린의 그림을,
시 갈까마귀는 아테네여신 흉상 위에 앉은 갈까마귀와
절망의 나락에 빠진 화자를 표현한,
우리가 잘 아는 그 인상주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와
귀스타브 도레의 일러스트를 가져왔다
엄청 재미난 작업이었다
우선 열린책들, 에드가 앨런 포 단편선의 작품들
-병 속에서 발견된 수기(1833)
-어셔가의 붕괴(1839)
-모르그가의 살인(1841)
-소용돌이 속으로 떨어지다(1841)
-붉은 죽음의 가면극(1842)
-구덩이와 진자(1842)
해리 클라크
-황금 벌레(1843)
-검은 고양이(1843)
오브리 비어즐리
-생매장(1844)
-도둑맞은 편지(1844)
?
-아몬티야도 술통(1846)
절뚝 개구리(1849)
이하 전자책으로 읽은 에드가 앨런 포 단편들
유사한 스타일의 리지아부터 베레니스까지는
내가 임의로 묶었다
-고자질쟁이(일러바치는/배반의) 심장
-페스트 왕
-군중 속의 남자
-윌리엄 윌슨
-리지아
-밀회
-타원형 초상화
-엘레오노라
-베레니스
해리 클라크
-아른하임의 영토
르네 마그리트
아르놀트 뵈클린, 죽은자의 섬
-랜더의 별장(아른하임의 영토 후편)
해리 클라크
-심술 요정
-천일야화의 천두 번째 이야기
-타르박사와 페더교수의 광인 치료법
-마리 로제 수수께끼
-그림자
*갈까마귀
에두아르 마네
귀스타브 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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