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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2014년 1월의 베니스_01

승민이 합격 소식 이후

너무 조급하게 세운 계획이었을까

출발 임박해서 주변의 조건들이 거의 운명적으로

떠나려는 자의 발목을 붙잡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강행한 여행이었다

처음으로 남편을 동반하는 유럽행

어렵고 죄스러운 맘으로(왜 그래야 하는지)

시댁에 허락?을 받아놓기까지 했으나

출발 며칠 전 엄마가 병원에 드러눕고

출발 전날 잠실대교 위에서 타고 있던 우리 차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정지하고

기내에선 남편 좌석 화면만 작동 불량..

그리 조심했건만 베니스 도착 이틀째 숙소 화장실에서 넘어져

비유가 아니라 뚜벅이 여행자의 진짜 '발목'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그러지 않아도 축축하고 습한 이 물의 도시는

때마침 아쿠아 알타 시즌이어서 날마다 물난리..

한밤중 물소리에 잠자리를 설치다가

몰려오는 거대한 물비린내에 속이 메슥거려 깨어나기 일쑤

여행을 다녀온 직후인 2월엔

전세 재계약 및 승민이 등록에다

때맞춘 무개념 여행의 여파로 통장이 바닥나고

승민이가 입학을 앞두고 한 라섹 수술이 잘못 되어

급기야 입원하면서 왼쪽 눈 실명 위기까지 갔던 일들..

이러한 가정사의 소용돌이 속에 이 여행이 있었고

나에게 베니스는 이것으로 끝이며

다시 더이상 또 가고 싶은 장소일 수 없다

그럼에도 남는 게 사진이라고

죽어라 찍고 돌아다니긴 했다

공항에서 알리 라구나 보트로 본섬 들어가며

호텔 라 칼치나

도착 다음날 아침

바포레토 타고 산마르코 접근

산마르코 광장, 종탑, 교회

식사를 한 Sacro e Prof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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