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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바그너 니벨룽겐의 반지 대장정을 시작하며

  면목에서 경준이 순광이 문종이 찬호 등 이래로 음악생활과 관련해 귀인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경일에서 마지막 5년째를 보내고 있는 지금, 고전음악애호가이자 희귀중고음반수집가이면서 바그네리안인 김현우군을 알게 되었다. 현재 고3이신데 작년 재작년 수업 중 코 앞에서 늘 뵙고도 진면목을 몰라뵈었던 분이다.

  여차저차 얼마 전 현우에게서 빌려들은 솔티 지휘, 빈 필의 <라인의 황금>을 들은 것이 반지 대장정의 출발선이 되겠다. 두 시간이 조금 더 되는 연주 시간으로 2,3,4부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CD 두 개짜리여서 가능했을 것이다, 식탁 의자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들어내며.. 60년대 데카 음반의 출중한 사운드와 박력있는 성악 드라마에 충격을 받은 나는 내친 김에 이제 숙원이었던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까지 한번 달려보려는 중이다.

  극도로 까다로워진 오늘날 우리 귀에조차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기운차고 살벌한 음질로 공격해 오던 이 솔티 경의 빈 필 연주 음반은, 알고보니 최초의 반지 전곡 녹음의 일부였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가장 잘 팔리는 반지 전곡 음반으로서 60년대 데카사의 프로듀서인 컬쇼에 의해 작업이 이루어져 녹음 사상 전대미문의 이정표랄지 마스터피스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나마도 현우군이 음반과 함께 빌려준 88년 성음에서 나온 LP 라이센스 가사집 속의 한글 번역이 없었으면 이번에도 중간에 때려치우고 말았을 것이다. LP 시절의 거의 종말기에 발매된 이 LP 크기의 대왕 가사집 4권엔 아서 래컴 등이 그린 니벨룽겐의 반지 삽화들이 큼직큼직하게 수록되어 있고 컬쇼가 직접 쓴 녹음 작업과 관련된 기사의 원문과 번역 및 각 악극의 개요가 상세하고도 친절하게 실려 있으며 그 질은 어떤지 모르나 4부작 각각의 한글 번역이 실려있다. 일본풍의 애호가 터치가 느껴지는 이 희귀한 수집품은 여하튼 요새 나오는 CD 속지와 달리 책자로서의 물량감부터가 감동을 주며 무엇보다도 활자가 시원시원해 보기 좋다.

  그렇다면 이제 시작하려는 반지 대장정의 1차 텍스트는 당연히 솔티의 반지 CD 전집이어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총 연주시간 15시간이 넘고 CD 15개에 육박하는 전집에 대한 예산 및 가용 체력과 정신력 등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할 때 그게 또 단순한 문제가 아니어서 기본 텍스트는 안전하게 영상물로 가기로 한다. 대신 65년 솔티 경의 반지 전곡 녹음 과정을 취재한 BBC 영상물을 현우가 또 빌려주었으니 이것을 보조자료로 삼아 첫 걸음을 내디뎌 본다.

* 텍스트
바렌보임 바이로이트 실황 반지 전곡 DVD

* 보조자료
1. 엘피 라이센스 가사집 4권

2. BBC 제작, 게오르그 솔티의 바그너 반지 만들기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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