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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슈만 독서의 보조 텍스트

책 한번 읽는데 준비체조가 요란하다
그 누구도 아닌 슈만이고 11월이 다가오니
(슈만은 2월도 어울린다)
멋을 한껏 부리며 시작하고 싶다

1.
두꺼운 평전을 읽어나가며 답답해지면
잠시 휴식하는 기분으로
전에 읽은 이 책을 다시 들춰볼 것이다
이럴 줄 알고 밑줄도 열심히 쳐놓았다

슈만 음악의 특질을 꼭 닮은 문체와 구조로 이루어진
슈만의 열렬한 애호가가 쓴 책이다
원제는 '해질녘'
횔덜린의 시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의
시구를 일곱 개 장의 제목으로 삼은 독창적인 에세이

우리는 하나의 징후다

더는 아무 의미도

더는 아무 고뇌도 아니다

우리는

그리고 우리는 거의 잃어버렸다

언어를

낯선 땅에서

2.
미셸 슈나이더의 위 책에 어울리는 쉬프의 슈만 음반
구성이 너무 좋다

나비
피아노소나타 1번
어린이 정경
판타지
숲의 정경
유령변주곡

3.
<슈만 평전>의 저자 이성일씨가
<풍월한담> 슈만 특집에서 추천한
켐프의 슈만 피아노 작품집

4.

하늘의 창문들 열려 있고

영혼, 밤으로부터 풀려났다,

폭풍우, 우리 땅을 압도해

대화를, 언어를 삼켜버렸다

수많은 과도한 언어를, 그리하여

그 잔해가 굴러다닌다

이 시각까지.

-횔덜린, <가장 가까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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