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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사데크 헤다야트

이란, 이란어에 대한 새삼스런 관심은
아시안컵 축구 이전, 최근 독서에서 생겨났다
배수아 씨가 번역한 <눈먼 부엉이>의 작가
사데크 헤다야트(1903~1951)가 이란인이었다

키아로스타미 이후 이렇듯 깊은 인상을 준
이란 예술가는 처음일 것이다
사데크 헤다야트
입에 매혹적으로 붙는 그 이름
테헤란에서 출생해 유럽 및 인도, 고국을 전전하며
짧고도 강렬한 삶을 살다 간 작가였다
<눈먼 부엉이>는 1936~37년 인도에서 완성한 작품으로
현대 페르시아 문학을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작품이며
잔혹성과 염세주의로 풍속을 해친다고
오랜 세월 이란에서 금서였다고 한다
육신이 죽음에 이르는 상태에 대한 집요한 진술
부패의 기운에 대한 감각의 끝판
철저한 고립과 아편의 환각 속에 펼쳐지는 초현실적 비전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맹독성의 음울함과 광기
(잘 모르지만 아마도) 페르시아적인 색채
죽음에 대한 공포, 소멸로 향해 가는 쇠약한 개체의
어두운 내면을 이미지화하는 문장들이 역설적으로
어찌 이리 맹렬하고 아름다운지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게 조여드는
긴장감이 있고.. 섬뜩한 순환구조를 가진다
카프카와 베케트를 연상시킨다는 말이 있지만
내게 떠오른 것은 보들레르, 에드가 앨런 포,
그리고 키플링이었다 헤다야트가 이 작품을 완성한
시기와 장소를 보았을 때 키플링을 몰랐을 리 없다
현재 내가 키플링 단편선을 읽고 있기에 짐작해 본다
아편중독자 및 인생 루저의 시선으로 쓰인
<백 가지 슬픔의 문>과 나른한 오리엔탈리즘이 느껴지는
<무서운 밤의 도시>의 잔상이 아른거리던 중이었으니까..
한편 <눈먼 부엉이>의 여러 대목들이 포를 떠올리게 했다
우연인지는 모르나 헤다야트의 첫 번째 단편집 이름은
포의 단편과 같은 제목인 <생매장>이었다
헤다야트는 서구 작가의 작품을 페르시아어로 번역,
소개한 번역가이기도 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더니
책이 책을 부르고 머릿속에서 늘 다음 책을 생각하며
떨어지기 전에 쟁여놓아야 안심이 된다
활발한 독서생활을 위해 최근 마련한 조명등

라문 아물레또
스카이캐슬에 나와 유명해진 브랜드라고
야심한 지금도 심봉사 눈뜬 듯 대낮같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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