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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다시 읽는 피렌체 여행 6_아씨지+

2008. 8/11(월)

아침 기상예보

이탈리아 전역에서 하루도 예외없이 피렌체 주변의 낮기온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탈리아 티비 아침시간엔 기상예보와 교통정보와 뉴스 사이사이로 별자리 운세도 뜹니다.

이 나라는 어찌 된 게 지적인 맛이 거의 없어요..

사수자리 한번 볼까요

어떻다는 얘긴지 도통..

월요일은 대부분의 미술관이 쉬는 날이어서 어차피 피렌체 밖으로 나갈 계획이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아씨지로

피렌체에서 두 시간 반 남하하여 도착한 이 아씨지는
어느덧 토스카나 주가 아닌 움브리아 주에 속해 있었습니다.
기차타고 오갈 때 창밖으로 심심할 때마다 나타나던
그 시에프같은 데서 종종 보던, 돌돌 말린 황금빛 낟가리 풍경은
토스카나나 움브리아나 똑같았지만
토스카나가 구릉이라면, 움브리아는 전원에 가까웠습니다.

또한 중세도시의 문법이야 어디나 비슷하다지만
아씨지는 예컨대 시에나와 비교해 보면 색감이 확 달랐습니다.
햇빛을 반사하는 핑크빛이 감도는 흰 돌로 이루어진 건물이 대부분.
골목골목 유난히 계단히 많았구요.

이날 아씨지의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애국가를 들었습니다.
가게 안에 켜놓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소리였는데
올림픽에서 한국이 메달을 따기 시작한 것 같았습니다.

성 프란치스코 성당과 그 주변

낮은 곳에 임한 그림같이 단아한 흰 성당과 그 뒤로 펼쳐진 움브리아 평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성당 안팎으로 피렌체나 시에나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오죽 도떼기시장이었으면 성당 안의 정숙을 위해 쉿! 실렌치오(사일런스) 하는
성직자의 음성을 간헐적으로 마이크로 내보내고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아씨지의 산타 키아라 성당과 그 주변

발이 아파 샌들을 질질 꺾어신고 돌아오면서
이거이 성지순례가 따로없구나 싶었습니다.
지팡이만 짚으면 완전 천로역정.
이날을 기점으로 저는 좀 지친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하는 한편
피렌체 밖으로도 좋지만 피렌체 안에 놓고 온,
아직 답사하지 못한 보물들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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