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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말러 교향곡 1번 (2007. 2.9)

"정녕 새벽 5시에 엄습해 자기 위로 떨어지는
내면의 소리에 깨어난 청소년이 있어,
한순간 비몽사몽간에 들었던 그 소리가 다시 한번 들리기를,
더 이상은 한번도 잊고 지나치는 일 없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소리의 육적인 생생함 앞에서 형이상학적인 사고 따위는.."

<말러-음악적 인상학> 첫머리에서 아도르노는
말러 교향곡 1번에 대해 서술하면서 저와 같은 개인적인 진술을 하고 있다.
김문경씨의 <구스타프 말러1>에 따르면 저 내용은
아도르노가 열세살이던 1917년 당시 그가 기록해 놓은 메모와 일치한다고 한다.
그해 아도르노는 이모와 함께 윌렘 멩엘베르흐가 지휘한
말러 교향곡 1번 공연을 보고나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나는 비교적 일찍 이 교향곡 1번을,
래틀/버밍엄 시티 오케스트라 음반으로 들은 바 있으나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에 이론의 여지가 없는 수연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저 아바도/베를린 필 음반을 구입했는데 때가 되어 그런지,
아니면 정말 연주가 남달라 그런지 홀딱 반해버리고 말았다.
1, 2악장에 충만한 봄기운 및 전원적 로망은 물론이거니와
20분에 달하는 4악장의 폭발하는 피날레에선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음악감상에 아래 소개한 책들이 무척 도움이 되었는데
예컨대 아도르노가 말러 음악에 종종 나타나는 급전환,
갑작스러운 클라이막스의 도래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파현',
다른 말로 '개파'라는 유용한 개념을 알게 되었다.
아도르노는 이 부분을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앞서의 모든 교향적 울림과 그에 동반되는 음악적 고조상태와의 균형도
전혀 이루지 못하는 음의 폭발이 이루어져 마침내 장막을 찢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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