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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2021 잘츠부르크 페스티벌_장엄미사와 돈 조반니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위성으로 중계 상영하는
2021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세 작품 중
두 작품을 보고 왔다
서경식씨의 <나의 서양음악순례>의 절반을 차지하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이야기와
유튜브 음악채널에서 유정우선생님이 최근에 다루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이야기를 통해
모처럼 동기부여가 되어 이곳을 찾았다

* 8/15(일) 저녁 6시 베토벤 장엄미사
리카르도 무티, 빈 필하모닉 & 빈 국립오페라합창단
잘츠부르크 대축전극장

* 8/22(일) 오후 2시 모차르트 돈 조반니
테오도르 쿠렌치스, 무지카 에테르나
로메오 카스텔루치 연출
잘츠부르크 대축전극장

다양한 연주로 이 작품들의 음반과 영상물을 갖고 있지만
집에서는 여간해서 정주행하기 쉽지 않다
한번 들으려면 마음을 먹어야 하는 대곡들이기에 그렇다
장엄미사는 라이브, 돈 조반니는 딜레이 중계였던 것 같다
이렇듯 오직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밀폐공간에
관심사가 같은 이들을 가둬놓고 후려 패야 간신히 듣게 되는 것이다
이런 걸 고급스러운 표현으로 '제의적'이라고 한다
장엄미사는.. 실로 괴작으로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성악 실험이다
크레도 부분이 가장 흥미롭고
아뉴스데이 도나노비스파쳄이 나올 무렵
합창단은 마치 축구선수들 90분 뛰고 연장전 마치고도
결론이 나질 않아 승부차기에 도달한 표정들을 하고 있다
베토벤이 쓴 종교적인 음악이라기보다는,
종교음악의 형식을 빌어 거대한 뭔가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인간 베토벤 그 자신의 음악인 것만 같다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는 올해 80세.
압도적인 에너지와 카리스마로 스칼라 등지에서
베르디를 지휘했던, 몇몇 영상물로 접한
젊은 날의 무티를 나는 좋아한다
또한 지극히 주관적으로 그의 후계자가 바로
정명훈 지휘자였다고 생각한다
한편 쿠렌치스 지휘 소문 듣고 간 돈 조반니 이번 프로덕션은
200분 동안 졸음이 올 틈이 없을 만큼 자극적인 연출이었다
자동차를 위에서 쾅 떨어뜨리고 소품을 마구 던지는
난폭한 무대 만들기와 피날레에서 지옥의 고통을 맛보는
돈 조반니의 올누드 연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요새 오페라 연출의 한 경향으로 호불호가 있겠지만
이 정도 돼야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대인지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강력하고 때로 난잡한 무대 위
이미지들 사이로 음악의 아름다움만은 절대적이라는 사실..
이제서야 나는 다폰테 3부작 중
돈 조반니가 정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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