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음악
- 음악 취향의 압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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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바그너, 비통함의 음악을 발명한 자


알랭 바디우, 바그너는 위험한가

이 책에서 가장 집중한 대목을 옮겨 본다
강의 Ⅳ ‘바그너의 경우’ 재론
6.음악과 고통, 에서 발췌한 이 대목의 요점은
바그너는 치유 불가능한 주체의 분열,
이에 따른 고통을 음악적 현재 속에 드러냄으로써
비통함의 음악을 발명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지그문트 트리스탄 암포르타스가 먼저 떠오르고
네덜란드인 탄호이저 보탄 쿤드리도 떠오른다
정말 그러하다.. 저자가 말하는
단어 주위로 펼치는 비통한 서정적 목소리..
깊은 저음 관현악법이 만들어내는
지하해양underground ocean의 단층현상 같은 어떤 것..
그 위의 파도처럼 부서지거나 무너지는 악구들..
트리스탄과 이졸데 3막 전체, 혹은 파르지팔 1막
암포르타스의 고통스러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 표현들이 생생히 떠오를 것 같다

-바그너의 작품에는 고통이 실로 현재에 존재한다.

-바그너는 어떻게 현재적인 고통을 창조할 수 있었는가? 음악 안에 주체적 분열 자체의 현재를 창조함에 의해서다.

-바그너에서 고통 받는 주체는 변증법에 포괄될 수 없는 분열, 치유될 수 없는 분열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사실 어떤 진정한 해결의 가망도 없이 내적 이질성을 확립하는 주체 내의 분열이다.

-바그너의 오페라에 화해의 에피소드가 있다고 해서 이 분열이 현재 안에 분열로서 표현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분열은 그것이 일어난 플롯의 진행 속에 표현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절대적 고통의 현재로 표현된다. 이야기가 후에 이런저런 새로운 변형을 겪게 되더라도, 근본적으로 바그너의 고통 받는 위대한 인물들은 사실 자신의 현재의 고통에 대한 창조적이고 새로운 증언자들이다. 탄호이저든, 트리스탄이든, 지크문트든, 암포르타스든, 아니면 쿤드리든, 이런 인물들은 모두 변증법에 포괄될 수도, 치유될 수도 없는 근본적 분열을 드러내며, 이 분열은 비통함의 음악이라고 부를 만한 것에 의해 전달된다. 바그너는 진실로 비통함의 음악을 발명한 사람이다.

(이후 탄호이저의 고통을 예로 서술한 후)

-분열된 주체는 교직의 방식, 즉 네 가지 항 또는 기술(技術)이 교직되는 방식으로 제시되는데, 자세히 살피면 그것이 바그너의 방법에 전형적임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첫째, 일반적 발화에 가까운 서창(敍唱)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은 어느 하나의 특정한 선율구도에 의존하지 않으며, 다른 시점에 다시 등장하곤 한다,

*다음으로, 정말로 비통한 서정적 구절이 있다. 음악을 몇 개의 문장이 아니라 단어 주위에 펼치는, 크레센도 같은 목소리의 연출이다. 대본이라기보다 고립된 단어들의 강약법이 펼쳐진다.

*그리고 관현악법이 있다. 이것에 관한 한, 나는 주제와 상관없이 관현악법 자체 내의 두 요소 간의 관계에 대해 (기술적으로 분석하는 대신) 서술할 수 있을 뿐이다. 일종의 깨진 상승 화음과 더불어 종종 저음 금관악기나 저음 현악기가 담당하는, 지하에서 일어나는 단층현상 같은 어떤 것, 달리 말하면 깊은 저음 음악에 기초한 바다 같은 차원이 있다. 이에 대비되어 고음의 트레몰로나 오보에들이 있다. 이 두 요소 간의 관계는 완전히 전형적인데, 이 둘이 서로 엮이는 방식은 사실 언제나 주체 내의 분열, 갈라짐, 고통의 현존의 표식이다.

*마지막으로 긴 중간 악구(樂句)들이 있다. 이들은 본질상 더 주제적이거나 선율적이지만, 말하자면 저음 관현악법이 만들어내는 지하해양underground ocean 위의 파도처럼 사실상 부서지거나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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