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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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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이반의 어린 시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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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의 어린 시절]은 62년에 발표된
타르코프스키의 장편 데뷔작이다.
비극의 건조한 서술, 정적인 화면,
그것을 통해 강한 정서적 에너지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또 영화의 중심에 열두 살 소년이 있다는 점에서..
이를테면 고 나이 또래 소녀가 나온 [무셰트]같은
브레송의 흑백영화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타르코프스키 영화에서 이렇게
앞선 영화인을 떠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독일군의 침공으로
엄마와 동생을 잃은 주인공 소년 이반이
더 이상 소년이 아니게 된 그 얼굴, 그 눈빛,
마치 전쟁에 미친 야전사령관이나 되듯
자신의 전존재를 병기화시켜 버린
소년의 그 비타협적 전투력을 잊기 어렵다.
어린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고
그저 증오와 복수심으로 똘똘 뭉쳐진
한 마리 육식동물로 변한 그 프로필을 말이다.
여름날 엄마의 자애로운 미소,
천 개의 사과알이 굴러다니고 말들이 거니는 해안가,
강물 위를 달음박질쳐 가는 아이들..
소년의 꿈으로 표현되는 이같은 순수 시절의 영상은
전쟁이 낳은 저 어린 괴물의 비극성을 강화한다.
한편, 훌륭한 예술작품들이 으레 그러하듯
[이반의 어린 시절]은 참혹한 전쟁을 다루고 있음에도
그 영화의 문법만은 결코 시적 순간들을 잃지 않고 있다.
통상 유년과 연결되는 우물, 죽음의 공간을 표상하는 강물 등
물의 묘사가 세심하며 특히 정찰을 위해
척탄병들이 오가던 적막한 진흙강의 이미지는 강렬하다.
하늘까지 닿을 듯 수직으로 서 있는 키 큰 나무들 사이로
불꽃의 포물선을 그으며 떨어지는 포탄을
두꺼운 강이 흡수해 내던 반복되던 장면이 뇌리에 남는다.
이 영화에서 기억하고 싶은 또 하나의 장면이 있다.
깊게 파인 참호 위에서 한 장교가 간호장교를 안고 키스하는 장면이다.
아마도 남자가 여자를 안고 참호를 건너려는 순간의 몸동작이었을 것이다.
둘 다 군복 차림으로 남자는 구덩이 양쪽에 두 다리를 버티고 서 있고
여자는 헝겊인형같이 장교의 팔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참호가 파인 지표면쯤에서 잡은 그 카메라 앵글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의 파동을 불러일으킨다.
인간이 전쟁 상황에 전면노출되어 있다는 것의 위태로움이랄지,
지극히 사적인 차원에서 무방비상태인 인간존재에 대한
로맨틱한 은유인 것만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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