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라이즈 킹덤]엔 벤자민 브리튼의 음악들이 다수 사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영화의 뼈대가 되는 곡은 웨스 앤더슨이 인터뷰에서 밝혔듯
브리튼의 교육용 음악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이 곡은 영화의 오프닝과 엔드 크레딧을 수미상관으로 장식하고 있는데
오프닝에서 샘의 내레이션으로 소개되는 음악의 도입부도 인상적이지만
엔드 크레딧과 결합된 음악의 클라이막스 부분은 정말 근사하다.
왜냐하면 소개된 모든 악기들이 푸가에 의해 하나씩 합쳐지며
카오스적 악상이 전개되다 이윽고 오케스트라가 총주로
도입부에 제시했던 헨리 퍼셀의 주제를 장엄하게 연주해 내는
음악의 피날레 구조가, 성장의 혹독함과 예술성에 대한 우화인
이 영화의 내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소위 문제아에 왕따인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의 처절한 도피행각에
평생 영국 사회의 아웃사이더였던 벤자민 브리튼의 음악들을
광범위하고 다채롭게 버무려 넣은 ost 트랙들이 예사롭지 않다.
한편 이 영화의 엔드 크레딧엔 브리튼의 곡이 끝나자마자
이 곡에 영감을 받아 만든 것 같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재미난 변주곡이 보너스로 추가돼 있다.
데스플라가 담당한 이 영화의 메인 테마 또한 흥미로운데
The Heroic Weather-Conditions of the Universe라는 제목의, 일종의
관현악 조곡으로, 영화 전체에 반복 사용되며 몽환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민속음악에서 쓰는 독특한 악기 음색이 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