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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부석사 & 사과나무 숲_2005.10.3 게시물

얼마 전 1박2일 프로에 영주 부석사 나왔었죠.
대략 이 계절에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여드름이 나지 않은 어린 승민이 사진이 들어있네요,
미국 갔다와서 완전 고삐 풀린 망아지로 또래들끼리 어울리며
욕설을 배우고 저급한 멋을 부리기 시작하며 게임에 빠져들며
살짝살짝 나쁜 짓도 하고 거짓말도 하기 시작하던 저 무렵..
내 이 아이를 좀더 꽉 잡아놓고 기를 눌러놨어야 하는 건데..
내 안의 위선적인 좌파를 억누르고, 혹은 부모로서 게으름을 물리치고
학군 좋은 데로 이사도 가고 집도 늘려가고 진작 그랬어야 하는 건데..
이 아이의 질풍노도가 한풀 꺾인 지금에야
이런 후회가 간혹 분열적으로 밀려옵니다.

부석사 & 사과나무 숲_2005.10.3 게시물

국어교사 명함 달고 문화유산 답사에 저만큼 게으르고 무식한 자도 드물더군요.
이를테면 보길도 한번 못 가보고서 윤선도 작품을 생기있게 가르칠 도리는 없는 것인데..
차 없다는 핑계 그만대고 이제 좀 다녀야겠습니다.

부석사와 소수서원 방문, 영주 사과따기 체험으로 이루어진
여행사 당일 상품이 있어 가족들과 기차 타고 다녀온 날입니다.

수능 언어영역에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의 건축학적 우수성을 설명하는
지문이 나오는 판국인데.. 내 눈으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
과연 아름답고.. 이리봐도 저리봐도 포토제닉하였습니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은행나무 길

소수서원 내 교사들의 거처였다는 건물.
이런 구조물, 이런 문양 앞에선 잠깐일망정 마음을 바로 세우게 됩니다.

올해의 비주얼 베스트에 들어갈, 꿈의 사과나무 숲을 밟으며..
계절이 깊어가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이 사과들의 품종은 빛깔이 발그레하고 와사삭 소리가 나는 양광.
과수원의 비탈이 높을수록.. 일조량이 많았던 탓인지 사과 색은 더욱 붉었습니다.

사과만큼이나 승민이도 건강하게 자라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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