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동안 참 자주 갔던 여행길이다.
때로는 셋이서 때로는 둘이서 자동차로 갔었다.
대개는 바닷바람 쐬고 물회를 먹고 오기 위해
당일이나 1박으로 인제 등을 거쳐 속초까지 다녀오곤 했지만
승민이 입시 때문에 너무나 심란하고 속상했던 최근 석 달 사이
현실을 잊기 위해, 마음에서 벗어나고자,
또 이럴 때일수록 가족이 서로 상처주지 말고 주저앉지 말고
합심해야 한다는 절박한 바람을 가지고
좀더 심화된 코스인 양양 강릉까지 여정을 확대했다.
1박이 2박 되기도 하고 악천후에 무작정 떠나 현지에서
즉흥 숙박하기도 하고, 집 안에 들어앉아 숨쉬기가 괴로워
폭설에 빙판도 마다하지 않고 퇴근 후 야간 출발도 서슴지 않았다.
무수히 내비를 찍고 무수히 네이버를 검색하며
사소한 목표들을 설정해 가며 움직였다.
그렇게 여러 번을 갔다 온 이 길은 언제나 감동적이었으며
내일이라도 당장 또 가고 싶어지는 길이다.
설악에 근접할 때 시시각각 시야를 채워오는 스펙터클한 산세
미시령 고개 전후로 만나는 울산바위의 충격적인 카리스마와 조형감
홀연히 이어지는 속초 바다, 먹지않고 못배기는 물회와 성게알밥
동명항 어디서 먹은 생선구이, 대포항 근처에서 먹은 섭해장국
낙산사 의상대 해수관음상 낙산의 파도와 해변의 조용한 숙소들
12월 중순경 해지고 도착한 사천항 부두의 강력한 생선비린내와 불 꺼진 횟집
영업한대서 들어가 간신히 가자미물회 먹은 삼다도횟집
도루묵 풍년이던 활기찬 주문진 수산시장
강릉 허난설헌이 살던 집, 김은숙샘이 추천해서 찾아간
굴산사지 당간지주, 구정면 커피전문점 테라로사
속초로 다시 올라오며 여한없이 본 양양 바다 남애항의 파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백담사로, 롤러코스터같은 셔틀버스를 타고
가슴 졸이며 벼랑길을 올라갈 때 차창 밖에 펼쳐지던 백담계곡 절경
경내 개울물에다 소원을 담아 쌓아놓은 무수한 돌무더기
엄마 얼굴 좀 펴라면서 막상 자기 얼굴도 황량하고 안쓰럽던 승민이
사진에 담고 싶었으나 의욕이 없어 마음에만 담아온 이미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