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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김주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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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2005 로마 제2일-바티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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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지에 막 혼자 도착했을 때
향후 일정을 모두 단독으로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떠나오기 전 몇 가지 예약을 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듯합니다.
도화지에 공간에 대한 아무 밑그림도 없을 처음 이틀간을 위해
로마 현지의 한국인 여행사에서 내놓은 당일 투어상품 2종을
예약해 놓았더랬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로마시내투어와 바티칸투어.
전체적인 윤곽을 잡기 위해 바로 그 순서대로 하고 싶었는데
날짜가 맞지 않아 반대로 바티칸부터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바티칸투어는 크게 두 개의 잔상을 남기는군요, 지금 이 순간.
우선 바티칸 미술관과 성 베드로 성당에서의 한 나절입니다.
이 여행사의 미술관 투어는 소문대로 과연 인상적이었는데..
대학 미술교양강좌쯤에 준하는 내용으로.. 전달력이 좋은 가이드분에 의해
한 시간 이상의 집중적인 미술사 강의가 먼저 이루어진 다음
비로소 미술관에 입장하여, 방에서 방으로, 작품에서 작품으로의 보행과
거의 같은 속도로 행해지는, 무선 수신기를 통한 실시간 가이드였던 것이죠.
동네방네에서 몰려온 관광객과 투어그룹들로 도떼기시장같은 미술관 안에서
우왕좌왕하지 않고 일행을 놓칠까 초조해하지 않아도 되고
전혀 조급해할 필요 없이 심지어 아주 우아하게..
그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지시와 설명에만 청각을 집중한 채
미술관내를 실속있게 산보하게 해 주었던, 겪어본 중 진화된 미술관 투어였습니다.
살다살다 해외 미술관이라는 델 가서 덧없이 방황하지 않고
국물 한 방울까지 건졌다는 느낌은 이번이 처음이군요.
오, 마치 목표를 정확히 알고 민첩하게 움직이며
남몰래 커뮤니케이션하는 무슨 비밀요원들 같았거든요.
많은 유명한 작품을 보았군요. 미켈란젤로라는 인간에 대해
상당히 깊은 감정을 가지고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을 올려다 보기도 했구요..
그러나 저에게는 역시 라오쿤만한 임팩트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컬러가 아름다운 아테네 학당
이날이 남긴 또하나의 이미지라면..
위대한 작품들이 있는 미술관과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속속들이 비싸보이는
저 큰 성당의 디테일에서 드디어! 벗어나 바티칸 광장에서 보낸 한가로운 오후입니다.
이른 아침 숙소에서 나올 때 올려다 본 파란 하늘과
살에 와닿는 삽상한 바람이 예고해 주었듯.. 태양은 충분히 따갑고
딱 그만큼 분수는 시원하고 그늘은 낙원인, 그렇게 아름다운 여름날이었습니다.
바티칸 광장 이모저모
투어를 마친 후 저는 산책코스로 절대 놓치지 말라며 가이드분이 알려주신 대로
산탄젤로 성을 거쳐 다리를 건너 숙소가 있는 나보나 광장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멀어져 가는 바티칸, 거대한 함선이나 요새같이 생긴 산탄젤로 성,
테베레 강을 건너가는 석양의 귀로입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들러본 나보나 광장의 분수.
전날 짐을 풀고 바로 나왔던 곳이자
로마 체류중 하루에 한번씩은 오다가다, 혹은 일부러라도 갔던 그 분수입니다.
로마의 분수.
이번 로마 여행의 배경음악으로 선택한 레스피기의 로마3부작 중 한 타이틀이구요.
분수에 대한 집착을 이제부터 보시게 되겠지만
언제나 최종적으로 귀의하게 되는 명품은
이 나보나 광장에 조성된 베르니니의 분수였습니다.
아마도 베르니니라는 바로크 시대 미술가야말로 미켈란젤로와 더불어
현재 우리가 만나는 로마의 외형을 이루는 데 일등공신들이었던 모양이에요.
분수의 설계든 교회나 광장의 설계든 산재한 교회 내에 보관된 대리석 조각들이든 간에
일단 근사하고, 고전적인데 어딘지 모던하며, 뭔가 박력있게 호소해 온다 싶으면
베르니니 작품이었던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낮에 보는 베르니니의 그 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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