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상의 발견
- 여행의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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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3부



[제3부 귀가]

16장 에우마이오스

쉬한의 호메로스 연관 참조

오디세우스는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구혼자들의 위협 때문에 변장을 한 채

그가 신뢰하는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의 오두막으로 간다

오디세우스는 아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그들은 구혼자들을 처치할 계획을 세운다

자정 이후 밤거리

더블린 북동부 부두와 세관 근처 마부대기소

마부대기소가 에우마이오스의 오두막에 해당하는 듯?

드디어 블룸과 스티븐 둘의 무대

늙은 선원 머피가 늘어놓는 황당한 이야기를 듣다가

함께 블룸의 집으로 향함

나보코프는 이 장의 문체가

나우시카의 거티 맥도웰 부분 문체에 대응하는

남성적 클리셰를 사용하는 신문기사체 패러디 문장이라고 함

이 장과 다음 장에서 조이스는 블룸과 스티븐의 성격 교육 취향 등에서

드러나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주려고 공을 들인다고 함

이하 두 사람에 대한 나보코프의 통찰력 넘치는 시각

스티븐의 형이상학적 금언들은

블룸의 유사과학적 발언들과 동떨어지지 않음

둘 다 보고 듣는 것에 대해 예리한 감각을 가지며 음악을 사랑함

둘 다 고독에 시달리지만 스티븐이 외로운 것은 천재이기 때문

블룸의 적은 부당함이고 스티븐의 적은 형이상학적 감옥

둘 모두 방랑자 망명자이며

창조주 조이스의 노래하는 피를 갖고 있다고 나보코프는 말함

둘의 차이점은 블룸은 평범한 교양인 스티븐은 지식인

블룸은 응용과학과 응용예술에 감탄하는 반면

스티븐은 순수예술과 순수과학에 감탄

블룸이 흐르는 물 같은 남자라면 스티븐은 우윳빛으로 반짝이는 돌멩이

블룸은 상냥하고 내성적이고 친절한 물질주의자인 반면 스티븐은

견고하고 머리가 뛰어나고 마음에 품은 것이 많은 이기주의자이자 고행자

스티븐은 신체적으로 불결한 감이 있고 볼품없이 가난하지만

자유롭고 고상한 정신, 매력적이고 창의적인 상상력, 풍부하고 섬세한 지식,

긍지가 높아 굽힐 줄 모르는 성실과 진실성, 강렬한 독립성의 소유자임

블룸에게 속물적인 면이 있다면 스티븐에게는 가차 없는

광신도 같은 면이 있다고 나보코프는 말함

MBTI로 블룸은 J 스티븐은 P로 보임

나는 각별히 관심 가지고 읽은 둘의 음악 취향 부분을 발췌해 본다

음악은 블룸이 아마추어로서 가장 큰 애정을 품고 있는 예술 형태

바그너는 장중하지만 지나치게 무겁고

메르카단테의 위그노교도와 마이어베어의 십자가에서의 마지막 일곱 말씀

모차르트의 미사곡 12번은 더없이 즐기는 곡이고

마지막 곡 중 영광의 찬가는 그의 마음에 최상급 고전음악으로 와 닿는 곡
(<-대관식 미사를 가리키는 것일까? 영광의 찬가는 글로리아인가?)

그 어떤 음악보다 가톨릭교회음악을 무한히 선호하며

누구 못지않게 찬탄하는 곡은 불멸의 운율이 넘치는

로시니의 성모가 서 있었네(<-스타바트마테르)

돈 조반니 류의 가벼운 오페라와 그 계통의 주옥같은 마르타를 선호

마르타 중엔 단연 라이어널의 아리아 마파리를 꼽음(<-세이렌 장에 나옴)

마침 스티븐의 존경스러운 부친이 어제 이 곡을 완벽하게 불렀다면서 던진 말에

스티븐은 그 노래는 하지 않는다면서 세익스피어의 노래들과

세익스피어 당대의 노래들을 찬양함  

다울랜드, 파너비 부자, 버지널 연주자였던 윌리엄 버드와 존 불 등

스티븐은 또 암스테르담의 네덜란드 작곡가인

얀 피터르 스베일링크 곡 <청춘이 여기서 끝나네>에 대한 정교한 변주곡들과

요한네스 엡이 작곡한 오래된 독일 노래를 설명하는데 그 노래는

맑은 바다와 남자들을 홀려 죽이는 세이렌들의 목소리가 소재라고 함

스티븐이 도입부 소절을 노래하자 블룸은

비범하게 아름다운 그의 테너 음성에 감명을 받음

이상 스티븐의 플레이리스트는 글렌 굴드의 다음 음반을 연상케 함


스티븐이 언급한 윌리엄 버드, 스베일링크 등의 곡들이 수록된



스티븐은 소설 전체에서 블룸이 유일하게 마음을 열고

아들같이, 아끼는 후배같이 다정하게 대하는 인물이다

블룸은 심지어 아내 몰리의 사진을 스티븐에게 보여주며

아내가 그를 만나면 무척 기뻐할 거라고 말한다

여기까지 읽어오면서 나는 스티븐 캐릭터에 호기심이 눈덩이처럼 커져

스티븐의 성장담이자 조이스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꼭 읽어보리라 마음먹었다



17장 이타카

두 사람은 블룸의 집으로 향한다

스티븐이 자기집인 탑 열쇠를 가지지 않은 것처럼

아침에 열쇠를 갖고 나오지 않은 블룸은

지하실 입구 난간으로 올라가 부엌을 통해 집에 들어가며

스티븐을 데려와 코코아를 대접하며 대화

스티븐은 고대 아일랜드 시를 읊고 블룸은

아가서에 나오는 히브리 시를 암송

뒷문을 통해 나가며 그들은 정원에서 밤하늘을 쳐다보게 되고

블룸은 천체의 여러 측면들에 대해 생각한다

교리문답, 즉 Q&A 형식의 문체

사례를 들자면

2인조가 여정 중에 의견 나눈 내용은 무엇인가?

음악, 문학, 아일랜드, 더블린, 파리, 우정, 여자, 매춘, 음식,

가스등 또는 아크등과 백열등의 불빛이 인접한 향일성 나무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

시정기관이 전시해놓은 비상용 쓰레기통, 로마가톨릭교회, 성직자의 독신생활,

아일랜드 국민, 예수회 수사의 교육, 생업, 의학공부,

지난날, 안식일 전날의 해로운 영향, 스티븐의 졸도

O&A를 통해 블룸의 나이 키 체중 서가목록 서랍속 물건들 등등

블룸에 대해 그동안 궁금했던 시시콜콜한 개인 정보가 공개된다

블룸이 어린 아들이 죽은 후로 오랜 세월 몰리와

정상적인 성관계를 하지 못했음도 여기서 드러나는 것 같다

한편 극도로 건조하고 괴팍한 이 장의 문체가 또

문학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어서 충분히 표현주의적으로 다가온다

이를테면 물을 좋아하는 자, 물을 받는 자, 물을 나르는 자로서 블룸은

레인지로 돌아오면서 물의 어떤 점에 감탄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의 속성에 대한 한 편의 경이로운 에세이였다

블룸 혹은 조이스의, 지식에 대한 매니악한 열광이 드러나는 많은 단락들

나무위키를 읽는 것 같은 백과사전적 지식 혹은 유사과학의 문체랄까

조이스의 말처럼 수학방정식과도 같은 문체랄까

덕분에 블룸과 스티븐의 관계 묘사에서 감상주의가 제거될 수 있었고

그 결과 둘 사이엔 외로운 항성 간 반짝이는 신호 정도의 관계가 수립되는데

이것이 로맨틱하지 않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조이스는 정말이지 유머러스하고 세련된 작가였던 것 같다

클라이막스 같지 않은 클라이막스인 이 이타카 장까지 다다르고 보니

그동안 찌질한 소시민 아재로만 보였던 블룸이

이 작품에 나온 그 어떤 인물보다 상식과 밸런스를 가진

인간적인 캐릭터였음을 느끼게 된다 위대한 평범함, 일상성

이것이 현대판 율리시스인 리어폴드 블룸의 테마가 아니었을지

그 블룸의 하루는 신화 속 영웅의 수십 년 방랑에 맞먹는

시련과 투쟁, 우연과 숙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기념으로 비교적 짧은, 이 장에서

아일랜드의 매력적인 장소들로 나열된 다음 지역을 옮겨 본다

훗날 보러 갈 수 있길 소망하며..

모어절벽, 바람 센 코네마라 황야, 도시가 침수되어 석화된 네이호

자이언트 코스웨이, 포트 캠든과 포트 칼라일,

티퍼레리의 골든 베일, 아란군도, 로열미스의 목장들,

킬데어의 브리지드 느릅나무, 벨파스트의 퀸스아일랜드 조선소,

새먼 립, 킬라니의 호수들



18장 페넬로페

전적으로 몰리의 시점으로 된 의식의 흐름, 내면 독백

블룸에 대한 생각에서 시작하여 블룸에 대한 생각으로 끝나고

그래yes로 시작하여 그래yes로 끝남

저속하고 히스테릭한 여성의 말투로, 마치 미용실 수다처럼

불건전한 쪽으로 관능적이고 진부한 생각들이 이어지고

블룸의 경우처럼, 왜 아니겠나, 사이사이 생리 현상에 대한 독백이 끼어든다

보일런과 불륜 상태이고 끊임없이 남자들과 섹스를 생각하며

어째 도덕성이라곤 없어 보임에도 변함없는 진실은

몰리의 사랑은 블룸이라는 것, 이 드러나는 텍스트

그러니 몰리는 페넬로페라고 할 수 있겠다

몰리는 성적으로 개방된 쾌락주의자로 감정에 솔직하지만

몰리의 언어는 비이성적이다 그러므로 이 장은 보기에 따라

페미니즘이라는 찬사도 반페미니즘이라는 비판도 수긍이 되는,

복잡하고 매력적인 텍스트가 아닐까 싶다.. 나는 좋게 봤다

몰리의 언어는 여성의 육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분비물 같은 성격을 가지며 풍부한 음악성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몰리라는 캐릭터가 참 재미있는 사람인 듯했다

나보코프는 이 장과 관련하여

의식의 흐름이라는 장치를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함

이 장치가 여타 장치보다 더 사실적이거나 더 과학적인 것은 아니라고 함

확실히 몰리의 의식의 흐름은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음

우리가 떠올리는 생각은 정해진 형태 없이 굼뜨게 움직이면서 한자리에 머물며

흘러가는 생각들이 바위처럼 자리 잡은 이런 생각 주위를

돌아 흐르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함

생각을 기록하려고 시도하는 이 장치의 단점은

시간이라는 요소가 흐릿해지고 활자 의존도가 너무 커진다는 점으로서

조이스의 이 기법은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나

조이스가 만들어낸 의식의 흐름 속에 자연스러운 사건은 없다고 함

의식의 흐름 속의 현실은 조이스의 뇌,

즉 작가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나보코프는 말함

60년대 말 <율리시스>의 이 페넬로페 장,

몰리 블룸에 영감을 받은 듯한 가사에 반전 메시지를 넣어 만든

제퍼슨 에어플레인(그레이스 슬릭)의 Rejoyce 듣기로 마무리

제목이 Rejoice가 아니고 joyce를 넣은 Rejoyce


가사
[Lyrics Jefferson Airplane - Rejoyce]
Chemical change like a laser beam
You've shattered the warning amber light
Make me warm
Let me see you moving everything over
Smiling in my room
You know you'll be inside of my mind soon.

There are so many of you.
White shirt and tie, white shirt and tie,
White shirt and tie, wedding ring, wedding ring.

Mulligan stew for Bloom,
The only Jew in the room
Saxon's sick on the holy dregs
And their constant getting throw up on his leg.

Molly's gone to blazes,
Boylan's crotch amazes
Any woman whose husband sleeps with his head
All buried down at the foot of his bed.

I've got his arm
I've got his arm
I've had it for weeks
I've got his arm
Steven won't give his arm
To no gold star mother's farm;
War's good business so give your son
And I'd rather have my country die for me.

Sell your mother for a Hershey bar
Grow up looking like a car
There are;
All you want to do is live,
All you want to do is give but
Some how it all falls apart!



추가로

<율리시스>에서 리어폴드 블룸과 함께

중심인물인 스티븐 데덜러스의 전사가 궁금해

읽은 <젊은 예술가의 초상>


언어적으로

<율리시스>가 눈부신 궤도 이탈이라면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아름다운 응집이었다

피카소의 청색 시대가 떠오르는 스티븐의 성장담

1장은 스티븐의 클롱고스 기숙학교 시절

2장부터 4장까지는 벨비디어 칼리지 시절을 다룬다

3장의 지옥 강론과 4장 클라이막스가 인상적이었는데

고통스러운 변증법적 통과제의를 거친 후

스티븐이 성직 대신 속인의 길을 선택하며

철학과 예술 쪽으로 진로를 확실시하게 되는 모멘텀,

그럼으로써 아일랜드인의 존재조건인

교회와 가족과 결별하게 되는 모멘텀,

자신의 이름 데덜러스의 기원인 그리스신화 속 명장

다이달로스의 의미를 깨달으며 예술가로 살리라는 비전을

환희로 껴안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5장에선 대학에 들어간 스티븐이 예비 예술가로서

자신의 철학과 미학 이론을 정립해 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토마스 아퀴나스에 영향을 받은 스티븐이 최고로 생각하는,

구슬프고도 장엄한 행렬 성가인 베난시오 포르투나토의

벡실라 레지스 프로테운트(왕의 깃발들이 나아가네) 들어보기

VEXILLA REGIS PRODEUNT (Gregorian chant)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분량이 <율리시스>의 절반인데다

체감되는 난이도는 <율리시스>의 4분의 1정도

<율리시스>를 읽기 전 사전 준비로 읽는 것도 좋겠지만

나처럼 <율리시스>를 읽은 후 프리퀄로 접근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오고 나니 조이스 힘줄이랄지 독서 근육이 생겼는지

단편집 <더블린 사람들>은 디저트처럼 읽어 치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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