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곡 중 영광의 찬가는 그의 마음에 최상급 고전음악으로 와 닿는 곡
(<-대관식 미사를 가리키는 것일까? 영광의 찬가는 글로리아인가?)
그 어떤 음악보다 가톨릭교회음악을 무한히 선호하며
누구 못지않게 찬탄하는 곡은 불멸의 운율이 넘치는
로시니의 성모가 서 있었네(<-스타바트마테르)
돈 조반니 류의 가벼운 오페라와 그 계통의 주옥같은 마르타를 선호
마르타 중엔 단연 라이어널의 아리아 마파리를 꼽음(<-세이렌 장에 나옴)
마침 스티븐의 존경스러운 부친이 어제 이 곡을 완벽하게 불렀다면서 던진 말에
스티븐은 그 노래는 하지 않는다면서 세익스피어의 노래들과
세익스피어 당대의 노래들을 찬양함
다울랜드, 파너비 부자, 버지널 연주자였던 윌리엄 버드와 존 불 등
스티븐은 또 암스테르담의 네덜란드 작곡가인
얀 피터르 스베일링크 곡 <청춘이 여기서 끝나네>에 대한 정교한 변주곡들과
요한네스 엡이 작곡한 오래된 독일 노래를 설명하는데 그 노래는
맑은 바다와 남자들을 홀려 죽이는 세이렌들의 목소리가 소재라고 함
스티븐이 도입부 소절을 노래하자 블룸은
비범하게 아름다운 그의 테너 음성에 감명을 받음
이상 스티븐의 플레이리스트는 글렌 굴드의 다음 음반을 연상케 함
스티븐이 언급한 윌리엄 버드, 스베일링크 등의 곡들이 수록된
스티븐은 소설 전체에서 블룸이 유일하게 마음을 열고
아들같이, 아끼는 후배같이 다정하게 대하는 인물이다
블룸은 심지어 아내 몰리의 사진을 스티븐에게 보여주며
아내가 그를 만나면 무척 기뻐할 거라고 말한다
여기까지 읽어오면서 나는 스티븐 캐릭터에 호기심이 눈덩이처럼 커져
스티븐의 성장담이자 조이스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꼭 읽어보리라 마음먹었다
17장 이타카
두 사람은 블룸의 집으로 향한다
스티븐이 자기집인 탑 열쇠를 가지지 않은 것처럼
아침에 열쇠를 갖고 나오지 않은 블룸은
지하실 입구 난간으로 올라가 부엌을 통해 집에 들어가며
스티븐을 데려와 코코아를 대접하며 대화
스티븐은 고대 아일랜드 시를 읊고 블룸은
아가서에 나오는 히브리 시를 암송
뒷문을 통해 나가며 그들은 정원에서 밤하늘을 쳐다보게 되고
블룸은 천체의 여러 측면들에 대해 생각한다
교리문답, 즉 Q&A 형식의 문체
사례를 들자면
2인조가 여정 중에 의견 나눈 내용은 무엇인가?
음악, 문학, 아일랜드, 더블린, 파리, 우정, 여자, 매춘, 음식,
가스등 또는 아크등과 백열등의 불빛이 인접한 향일성 나무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
시정기관이 전시해놓은 비상용 쓰레기통, 로마가톨릭교회, 성직자의 독신생활,
아일랜드 국민, 예수회 수사의 교육, 생업, 의학공부,
지난날, 안식일 전날의 해로운 영향, 스티븐의 졸도
O&A를 통해 블룸의 나이 키 체중 서가목록 서랍속 물건들 등등
블룸에 대해 그동안 궁금했던 시시콜콜한 개인 정보가 공개된다
블룸이 어린 아들이 죽은 후로 오랜 세월 몰리와
정상적인 성관계를 하지 못했음도 여기서 드러나는 것 같다
한편 극도로 건조하고 괴팍한 이 장의 문체가 또
문학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어서 충분히 표현주의적으로 다가온다
이를테면 물을 좋아하는 자, 물을 받는 자, 물을 나르는 자로서 블룸은
레인지로 돌아오면서 물의 어떤 점에 감탄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의 속성에 대한 한 편의 경이로운 에세이였다
블룸 혹은 조이스의, 지식에 대한 매니악한 열광이 드러나는 많은 단락들
나무위키를 읽는 것 같은 백과사전적 지식 혹은 유사과학의 문체랄까
조이스의 말처럼 수학방정식과도 같은 문체랄까
덕분에 블룸과 스티븐의 관계 묘사에서 감상주의가 제거될 수 있었고
그 결과 둘 사이엔 외로운 항성 간 반짝이는 신호 정도의 관계가 수립되는데
이것이 로맨틱하지 않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조이스는 정말이지 유머러스하고 세련된 작가였던 것 같다
클라이막스 같지 않은 클라이막스인 이 이타카 장까지 다다르고 보니
그동안 찌질한 소시민 아재로만 보였던 블룸이
이 작품에 나온 그 어떤 인물보다 상식과 밸런스를 가진
인간적인 캐릭터였음을 느끼게 된다 위대한 평범함, 일상성
이것이 현대판 율리시스인 리어폴드 블룸의 테마가 아니었을지
그 블룸의 하루는 신화 속 영웅의 수십 년 방랑에 맞먹는
시련과 투쟁, 우연과 숙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기념으로 비교적 짧은, 이 장에서
아일랜드의 매력적인 장소들로 나열된 다음 지역을 옮겨 본다
훗날 보러 갈 수 있길 소망하며..
모어절벽, 바람 센 코네마라 황야, 도시가 침수되어 석화된 네이호
자이언트 코스웨이, 포트 캠든과 포트 칼라일,
티퍼레리의 골든 베일, 아란군도, 로열미스의 목장들,
킬데어의 브리지드 느릅나무, 벨파스트의 퀸스아일랜드 조선소,
새먼 립, 킬라니의 호수들
18장 페넬로페
전적으로 몰리의 시점으로 된 의식의 흐름, 내면 독백
블룸에 대한 생각에서 시작하여 블룸에 대한 생각으로 끝나고
그래yes로 시작하여 그래yes로 끝남
저속하고 히스테릭한 여성의 말투로, 마치 미용실 수다처럼
불건전한 쪽으로 관능적이고 진부한 생각들이 이어지고
블룸의 경우처럼, 왜 아니겠나, 사이사이 생리 현상에 대한 독백이 끼어든다
보일런과 불륜 상태이고 끊임없이 남자들과 섹스를 생각하며
어째 도덕성이라곤 없어 보임에도 변함없는 진실은
몰리의 사랑은 블룸이라는 것, 이 드러나는 텍스트
그러니 몰리는 페넬로페라고 할 수 있겠다
몰리는 성적으로 개방된 쾌락주의자로 감정에 솔직하지만
몰리의 언어는 비이성적이다 그러므로 이 장은 보기에 따라
페미니즘이라는 찬사도 반페미니즘이라는 비판도 수긍이 되는,
복잡하고 매력적인 텍스트가 아닐까 싶다.. 나는 좋게 봤다
몰리의 언어는 여성의 육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분비물 같은 성격을 가지며 풍부한 음악성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몰리라는 캐릭터가 참 재미있는 사람인 듯했다
나보코프는 이 장과 관련하여
의식의 흐름이라는 장치를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함
이 장치가 여타 장치보다 더 사실적이거나 더 과학적인 것은 아니라고 함
확실히 몰리의 의식의 흐름은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음
우리가 떠올리는 생각은 정해진 형태 없이 굼뜨게 움직이면서 한자리에 머물며
흘러가는 생각들이 바위처럼 자리 잡은 이런 생각 주위를
돌아 흐르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함
생각을 기록하려고 시도하는 이 장치의 단점은
시간이라는 요소가 흐릿해지고 활자 의존도가 너무 커진다는 점으로서
조이스의 이 기법은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나
조이스가 만들어낸 의식의 흐름 속에 자연스러운 사건은 없다고 함
의식의 흐름 속의 현실은 조이스의 뇌,
즉 작가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나보코프는 말함
60년대 말 <율리시스>의 이 페넬로페 장,
몰리 블룸에 영감을 받은 듯한 가사에 반전 메시지를 넣어 만든
제퍼슨 에어플레인(그레이스 슬릭)의 Rejoyce 듣기로 마무리
제목이 Rejoice가 아니고 joyce를 넣은 Rejoyce
가사
[Lyrics Jefferson Airplane - Rejoyce]
Chemical change like a laser beam
You've shattered the warning amber light
Make me warm
Let me see you moving everything over
Smiling in my room
You know you'll be inside of my mind soon.
There are so many of you.
White shirt and tie, white shirt and tie,
White shirt and tie, wedding ring, wedding ring.
Mulligan stew for Bloom,
The only Jew in the room
Saxon's sick on the holy dregs
And their constant getting throw up on his leg.
Molly's gone to blazes,
Boylan's crotch amazes
Any woman whose husband sleeps with his head
All buried down at the foot of his bed.
I've got his arm
I've got his arm
I've had it for weeks
I've got his arm
Steven won't give his arm
To no gold star mother's farm;
War's good business so give your son
And I'd rather have my country die for me.
Sell your mother for a Hershey bar
Grow up looking like a car
There are;
All you want to do is live,
All you want to do is give but
Some how it all falls ap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