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상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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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다시 읽는 피렌체 여행 3

2008.8/8(금)

이 날은 산 로렌초 성당과
그 옆의 메디치 채플, 그리고 메디치 리카르디 궁을
한 세트로 묶어 방문하기로 한 날입니다.
효율적인 동선의 조직이 필요하고 챙겨야 할
작품들이 많아 간밤에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먼저 산 로렌초 성당으로

브루넬리스키가 착공했다고 하는
대리석 장식이 없는 벌거벗은 듯한 바실리카가 독특했습니다.
실내장식이 아름다운 성당 내부에선 도나텔로가 조각한
펄핏의 브론즈 부조 한 쌍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계단부터 열람실 천장 의자까지도 미켈란젤로가 설계했다는
이 성당의 병설도서관에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마침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관광 사흘째에도 계속되는 성당, 미술관 순례..
지겨워서 오래 못가지 싶었던 이 순례에 놀랍게도
본격적인 재미와 흥분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이 날이었습니다.
그 계기는 산 로렌초 성당 옆에 있는 메디치가 예배당이었습니다.

이곳은 입장료를 내면 먼저 지하묘소를 통과하게 돼 있습니다.
거기서 한 층 오르면 군주의 예배당이 나오는데
벽뿐만 아니라 바닥까지 사방팔방 진귀한
컬러 마블들로 모자이크된 이 공간의 글루미한 분위기,
떨어져 나간 돌조각들을 늘어놓고 현재까지 복원작업이 진행중인
이 공간의 미완성의 분위기에 특별한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연결되는 곳이 이 메디치 채플의 하일라이트인,
메디치가의 장례용으로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신성구실로서
바로 이 안에 밤과 낮, 저녁과 새벽,
이 네 개의 대리석 인체조각이 놓여있습니다.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너무 섭섭했으나
블로그들을 보니 용케 찍어오신 분들이 있군요.



로렌초 공작의 묘지인 저녁과 새벽




줄리아노 공작의 묘지인 밤과 낮



저 커플 두 쌍의 까다로운 자세와 생생한 누드, 멜랑콜리한 표정..
제가 미켈란젤로의 조각 작품에 반한 것이 이때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미켈란젤로는 여체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여신상들을 위해 청년모델을 헌팅하였고 그렇게 깎은 인체 위에
두 개의 젖가슴만 따로 멜론처럼 얹어놓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밤을 상징하는 여신의 조각을 보면 수긍이 갑니다.


예배당이라는 신성한 장소 안에 누드 조각들,
그 위에 메디치 인사들을 로마귀족풍으로 표현한 것까지 해서
이교도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메디치 리카르디 궁으로

궁내 프레스코


이 메디치 리카르디 궁에서
베들레헴으로 향하는 동방박사의 행렬을 그린
베노초 고촐리의 아름답고 동화적인 프레스코화를 보았습니다.

그림 안 나올 때 블로그 참조
http://blog.naver.com/hyewon?Redirect=Log&logNo=571254

표면적인 테마는 성서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잘 보면 메디치 가족의 사냥 장면이 들어있는, 즉 후원자들에 대한
확실한 서비스가 동반된 유머러스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제 이 피렌체 여행은 당연한 귀결로서, 만사가
메디치라는 이름 하나로 수렴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메디치 리카르디 궁의 안뜰









오후엔 전날 갔던 피티궁과 연결돼 있는
(역시 메디치가의 정원인) 보볼리 정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날 꽤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이 정원 어딘가에 있다는,
정원건축에서 매우 낭만적인 발상이라 생각되는 그로타(석굴)와
포토제닉한 주요 조각상들을 찾아내지 못하고
그냥 돌아온 게 지금까지 아쉽습니다.
마지막날까지 여기 한번 더 와보리라 하면서 못 가고 말았습니다.






















정원 너머로는 토스카나의 향기가 물씬..
진초록 사이프러스들과 어우러진 내 마음의 올리브밭이
회녹색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이 낯익은 풍경들을 보면서
이 여름에도 나는 유럽의 남쪽, 지중해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했구나..
나는 늘 똑같은 것을 보기 위해 떠나오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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