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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다시 읽는 피렌체 여행 4_시에나+

2008. 8/9(토)

이날 저는 호텔을 통해 현지여행사의
반나절 토스카나 투어를 예약해 놓았더랬습니다.
혼자 돌아다니는 자유의 감미와 우수를 맛본 이래
어울려가는 당일투어조차도 귀찮아진 감이 있지만
여행지에서 혼자서는 안 되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피렌체에 온 마당에 예컨대 자동차로 토스카나 시골도 달려보고
포도밭도 걸어보고 어디 양조장이라도 방문해서
와인시음도 해보고 뭐 이래야 제맛일 터이니..
달랑 뚜벅이여행자로 이 동네의 속살까지
파들어가는데는 한도가 있으니까요..

맑은 아침입니다, 여행사로 출발

고즈넉한 아침 잠시 들여다 본 스트로치 궁 안뜰 카페

하지만 이날 저는 토스카나 투어를 단념해야 했습니다.
여행사에 갔더니 오늘 그 상품이 없어졌다고.. 예약이 안 돼 있다고..
뭐가 어찌 된 건지 내참.. 청천벽력, 까지는 아니고
그 순간 살짝 안도감이 느껴졌으니
생면부지의 국제적인 여행객들과 잠시나마 어울려야 하는 부담감에다
가이드 영어 따라잡느라, 또 행여 일행 잃어버릴까
조마조마하며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안 그래도 마음이 무거웠는데
일시에 해방된 기분 있죠.
그래, 혼자 가는 거야, 이번에도, 론리하게..^____^

그리하여 미리 조사해 둔 시에나에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역 근처 SITA버스터미널에서 시에나로 출발

시에나 두오모

피렌체보다 값이 싼 시에나의 아이스크림

파노라믹하고 운율적인 시에나 광장 일 캄포

마침 이 광장에서 일주일후 일명 Palio라 하는 마상경주시합이 열린다고
광장에는 한창 임시관중석이 설치되는 중이었습니다.

굉장히 흥분되는 축제일 듯.
여기 좋은 좌석에서 구경하려면 오래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네요.

시에나에서의 점심

식당 이름은 그로타 디 산타 카테리나 디 시에나

시에나의 골목과 하늘

시에나의 하늘이라는 표현이 왜 귀에 익은지 알 듯했습니다.
물감색깔 번트시에나 그대로인 이 도시 건물 특유의
무거운 적벽돌색을 배경으로 비로소 하늘색이
가장 선명하고 아름다운 콘트라스트를 보여주는 것 같았으니까요.

성 카테리나의 집에 피어있던 장미

이윽고 피렌체로 돌아와서

기차역 근처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

이때까지 본 성당 중 파사드가 제일 예뻤습니다.

엊그제와는 또 다른 서늘한 하늘색 속의 대성당과 종탑

얘들은 하여튼.. 볼 때마다 저절로 카메라를 갖다대게 만듭니다.

대성당과 종탑의 압도적인 규모와 화사함에 가려
녹색과 회색의 스트라이프무늬가 상대적으로 우중충해보이는,
그 앞 팔각형의 세례당엘 들어가 보았습니다.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 하나라고
가이드북에서 추천때리고 있는 곳이죠.
입장료는 피렌체 중심가 아이스크림값과 똑같은 3유로.

로마의 판테온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건축물로 인파로 들끓는 바깥과 대조적으로
고요한 내부는 훌륭한 대피소 기능을 합니다.

성인의 생애를 묘사한 세례당 돔 천장의 금장 모자이크

기베르티의 세례당 동문 부조

이 부조작품의 진본을 마지막날 두오모 미술관에서 보게 되는데 참 훌륭했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경유하곤 했던 공화국광장 모퉁이, 질리 카페에 진열된 달달이들

귀국할 때 여기 달달이들을 선물로 사가지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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