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웃음이 많아진 10월을 만들어준, 곁에서 떠나지 않은 사람들, 고마워. 왕가위, 이윤기, 가이 리치(PT수업 시간에 당신의 이름을 리치가이라고 말해버린 또라이실수를 범했습니다, 사과합니다), 김기덕, 폴 토마스 앤더슨, 데이빗 핀쳐, 미셸 공드리, 레오 까락스, 봉준호 감독님 감사합니다. 당신들 내공 잘 받았어요.(중략) 풍요로운 글자생활 만들어준 무라카미 하루키 아저씨, 알베르 까뮈형님, 그리고 백석님도 감사합니다. 원래 차에서 책 잘 못읽는데 요즘은 꾸준히 읽고 있어요. 귀 까준 수많은 뮤지션들도 감사합니다.
라고 써 놓았던게 있습니다. 수능시험과 그와 관련된건 덮어두고 멀리했지만(세 번이나 봤으니 그럴만도 하겠죠), 무슨이유였을까 백석 시집은 그때 참 많은 위안이 되었어요. 당치도 않는 이유로 힘들었던 그 시기가 끝나가던 무렵, 저에게 어서 그 구덩이에서 나오라고 소리치고 다독이고 끌어준 사람은 저렇게나 많이 있군요.
짧은 근황, 살이 엄청 쪘다가 안되겠다싶어 요즘은 운동, 식단조절, 금주 등의 키워드로 살고 있습니다. 여느 젋은 월급쟁이가 그러하듯이(평범한 월급쟁이는 아닌가요) 월급날만 꼬박 기다리며 살고 있고요. 매달 신기록 경신중인 카드값, 치약, 칫솔, 화장품 등 각종 생필품 구매비, 인터넷 요금, 핸드폰 요금, 필요도 없을 것 같은 주택청약 적금 등 각종 공과금 때문에 '오늘도 내 월급은 통장을 스치운다'고 한탄도 하고요. 주말이면 위수지역인 일산에서 커피를 마시고 옵니다. 가끔 새벽에 몰래 도망나와 친구들과 클럽을 가기도 합니다. 매달 휴가를 나가면 경준과 꼭 만납니다. 참, 지난주에는 중위로 진급했습니다. 다들 대위진급은 언제하냐고 물어보던데, 그건 말뚝박으란 얘기에요.
꽤 오랜만에 읽는 시 입니다. 늦게 자도, 그래서 내일이 피곤해도 전혀 아깝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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