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 름 |
k |
 |
| 제 목 |
귀국 후 반 년만의 인사 |
|
선생님
작년 7월 말에 입국한 후 하루같기도 십 년 같기도 한 시공간 트랜스퍼의 나날입니다.
이제 봄 오기 직전의 막판 겨울나기의 끝자락인 듯 한데
겨울은 그토록 웅장했고 봄이면 봄대로 눈 아렸던,
2년간의 미국 생활 생각나네요
작년 7월 한 달 가까이 일본 거쳐가며 귀국해서
집 구하고 이삿짐 기다리고 풀고
아이들은 학교로 남자 여자는 각각 직장에 복귀하고
시간은 몸에 새겨진 건지 머리에 새겨진 건지
작년 이 맘때가 가물거리면서도 말이지요,
새벽녘 기숙사 숲 속에서 뫼 비둘기들 오렌지색 하늘로 날아가던 소리에
오래된 스크린 도어를 열어보면 사위는 그냥 나무와 램프 빛과 풀냄새만 가득했구요
쏴하니 들이치던 그 찬 공기와 발바닥에 스며들던 새벽 이슬이,
전 머리라고 믿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전신 감각으로 아로 새겨져 있었나 봅니다
가끔 지금도 기묘하게 밀려듭니다.
시공간을 다르게 겪는다는 것은, 바로 외로움의 다른 말이겠지요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의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는 말일 것이며
분명히 존재하나 설명할 길 없는 그 순간들을 겪어낸다는 것이구요
여행이란 어쩌면 동시대적인 삶의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서 나를 분리해
설명할 수 없는 나만의 시간으로 가는 주행, 같은 거라고 봅니다
미국에서 2년 살았다는 거.. 너무나 짧았으나 일상이 그대로였던 그 기묘한 시간 여행에서
이제 모든것을 설명할 수 있는, 외로울 수 없는 자리로 돌아와서 바빠졌구요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도 사라졌습니다. 유명한 소설 주인공이 말했던 일명
' 배반의 아름다움' 같은거요.
전 작년가을부터 직장에 복귀하였고
배반이고 나뭇잎이고 다른 경험이고 간에 할 것 없이 마구 일해야 했으며 -_-
2월초 대만에 출장 때문에 다녀와야 했구요
비정성시의 배경이라던 지우펑(맞나?)이란 탄광 카페 골목을 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부실한 몸과 게으름으로 모두 패스..
결국 일본 관광객이 대절버스 대가며 먹고 간다는 타이베이 시내 101빌딩 근처 만두집
'딘타이펑'에서 오리지날 딘타이펑 만두만 실컷 먹고 왔다는..:)
내일 모레 이태리 볼로냐 출장 떠납니다
3년 전 이태리 모데나 출장 갔을때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4월 2일까지 있을 예정인데 31일 정도에 피렌체에 들르려고 합니다
(업무 중간 미친듯 시간을 내서)
선생님 올리셨던 플로렌스 기행이 있길래
백만년만에 읽었습니다. 중복 동선이 있을지...
기행문을 올리고 픈 마음은 언제나 있습니다
ㅎ 선생은 미국 50개주 여행기를 책으로 써서
돈타령하는 모 여인의 입을 막고
심신이 편안해지고자 하는 야심에 불타는 중이구요
( 그러나 결과는...4001같은 출판금지가처분 직전 책도 쏟아지는 시대에..
그대의 책이 대박이 나겠냐고요.. 라는 모 여인의 구박만 잔뜩..:)
한 번 뵈었으면 합니다. 꽃 피는 '춘'사월에요 ^^
모처럼
케이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