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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볼라뇨의 산타테레사, 그리고 시우다드 후아레스

20세기말 21세기초 라틴아메리카 스페인어권 문학의 기수였던

로베르토 볼라뇨(1953~2003)의 대작 두 편

1998년 발표된 <야만스러운 탐정들>을 읽은 후

볼라뇨 유작인 <2666>의 전체 5부 가운데 4부의 가파른 능선을 넘는 중이다

독후감, 또는 독중감을 어떻게 쓸 것인지,

어떤 형식으로 기록할 것인지가 늘 고민인데

볼라뇨의 저 작품들의 경우 무엇보다도

압도적으로 다가오는 멕시코 사막 이미지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야만스러운 탐정들>의 전반부 무대는 주로 멕시코시티지만

후반부엔 인물들의 여정이 멕시코 북부로 향한다

목적지는 정확히 소노라 주의 산타테레사

이 장소는 볼라뇨의 유작인 메가소설 <2666>의 본격적인 무대가 된다

가상의 도시인 산타테레사가 멕시코 북부 미국 접경지역의

시우다드 후아레스를 모델로 했음은 분명한 것 같다

이곳 후아레스에서 실제로 1990년대부터 시작되어 아직도 미해결인

몇백 명에 이르는 여성연쇄살인사건이 <2666>의 소재다

시우다드 후아레스..

공포스러운 짐승의 도시로

마약 카르텔 간의 전쟁이 난무하는 무법천지로

언제고 나를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그 영화들 그 이미지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후아레스 배경의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장면들과

관련 이미지 몇 개

아마도

범죄와 범죄의 가능성으로 얼룩진 아메리카 사막을

세상에서 가장 시적으로 아름답게 잡아낼 수 있었던 예술인은

[시카리오]의 촬영감독이었으면서

코엔 형제의 오랜 페르소나였던

로저 디킨스일 것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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