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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김주향

제 목

배수아리안

그간 관심 가지고 읽은 배수아 작가의 생산품들을

배수아의 작품

배수아가 번역한 해외문학

배수아가 언급한 한글미번역 해외문학

이상 세 부류로 나누어

각각 읽은 순서대로 정리해 보았다

배수아 작품 모두가 좋았고 그래서 계속 읽어나가고 있지만

읽은 것들 중 워크룸프레스에서 나온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가

작가의 독창성이 정점에 이른 작품이 아닌가 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 목록에서 <파도>가 도달한 위치 정도?!

끊임없이 꿈으로 유입되었다 꿈에서 반출되는 듯한 이미지들,

그것이 변주를 거쳐 계속적으로 순환하며 어떤 인상을 쌓아가는 전개

많은 것을 증류하고 과감한 생략과 추상 속에

반은 알 것 같고 반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언어의 현기증

개인적인 내 취향은 이 알 수 없는 부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3분의 1 이상 함량인 문학이어야 비로소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책을 사들이는 속도를 책 읽는 속도가 못 따라가고

책 읽는 속도를 독후감의 속도가 못 따라가는 생활인데

느낌과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즉 의미화가 이루지기도 전에

다음 책으로 질주하는 이 리듬을 어찌해 보려 말고

받아들이며 최소의 기록만 남겨본다

적어도 무엇을 읽었는지는 기억해야 하니까

사실 의미화라는 것도 작품에 대한 인상을 내 언어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곡해와 기만이 일어나는 행위인 것만 같아 꺼림칙하다

어쭙잖게 작품을 의미화하기보다 작품 속에 살고 싶을 뿐

이어지는 또다른 작품으로 흐르고 싶을 뿐

굳어진, 지긋지긋한 내 언어체계에 자극을 주고 균열을 일으키는

그 난생 처음 보는 듯한 언어들과 충돌하며 젖어들고 싶을 뿐

* 배수아 작품

에세이스트의 책상

작별들 순간들

당나귀들

훌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뱀과 물

작가의 오래된 옛 작품들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는 싫은데

어찌된 일인지 그렇게 하고 있다

* 배수아가 번역한 해외문학

사데크 헤다야트의 <눈먼 부엉이>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W.G.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

제발트 읽기가 여기서 끝나지는 않으리

<현기증. 감정들>은 시작점이었을 뿐

다음 책들이 기다리고 있어 기쁘다

하나하나 아껴가며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취향의, 천생연분의 작가를 만난 느낌이다

<자연을 따라. 기초시>

<전원에 머문 날들>

<토성의 고리>

<아우스터리츠>

<캄포 산토>

* 배수아가 언급한 한글미번역 해외문학

-로베르 팽제의 파사칼리아

영문본으로 읽었으며

-프리데리케 마이뢰커의 작품들 중

드물게 영문번역이 되어 있는 다음 책들을

틈틈이 읽어나가고 있다

낭송에 적합한 시적 산문들이다

무슨 말인지는 거의 모른다

하지만 우리말로 번역되었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움은 여전할 듯

-가을에 읽으려고 준비해 둔

크누트 함순의 <가을별 아래서>

-겨울에 읽으려고 준비해 둔

게르하르트 마이어의 <죽음의 섬>

* 그밖에

배수아든 쿤데라든 누구 때문이든 자꾸 걸려 넘어지는

카프카를 읽긴 읽어야겠다 싶어

비교적 짧은 <변신>에 이어 <소송>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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